공기질 나쁠수록 아토피 악화 … 고농도 미세먼지·톨루엔 주의

2017-02-22 11:05:20 게재

삼성서울병원 등 연구결과

공기질이 아토피피부염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미세먼지나 톨루엔 등의 공기 중 농도가 높아질수록 가려움 등 아토피피부염 증상이 심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된 논문 '실내 공기오염물질이 소아의 아토피피부염 증상 악화에 미치는 영향(Indoor air pollution aggravates symptoms of Atopic dermatitis in children)'에 따르면 실내공기 중 톨루엔 수치가 1ppb 오를 때마다 '가려움' 증상이 이틀 뒤 12.7% 증가했다. 톨루엔은 휘발성유기화합물의 일종으로 새집증후군 등을 일으킨다.

이 논문의 공동저자인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환경보건센터 안강모·정해관 교수 연구팀과 서울특별시 보건환경연구원은 2009년 5월부터 2010년 4월까지 어린이집 1곳을 1년동안 관찰해 실내 공기 질과 아토피피부염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관찰 대상 어린이집은 원생 76명 중 30명이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었다. 또한 연구기간 동안 1차례 신축 건물로 이사하는 등 주변 환경의 변화가 있었다.

연구팀은 어린이집의 이사를 기점으로 이사 전과 이사 후로 나눠 지속적으로 실내 환경 평가를 진행하면서 어린이들의 아토피피부염 증상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신축 건물로 이사한 직후 실내 공기가 급격히 악화된 뒤 천천히 회복되는 경향이 뚜렷했다.

미세먼지(PM10)농도는 이사 전 43.7μg/㎥에서 이사 직후 65.6μg/㎥으로 급격히 늘었다가 환기 등의 조치가 이뤄지자 41.1μg/㎥로 줄었다. 이후 6개월은 48.5μg/㎥로 엇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됐다. 또다른 오염물질인 총휘발성유기화합물 역시 18.5ppb에서 이사 후 80.5ppb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가 베이크아웃(실내 온도를 30∼40도 이상으로 높여 벽지나 바닥 등에 스며있는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물질을 일시적으로 배출시키는 것) 등을 거치자 23.2ppb로 낮아졌다. 벤젠이나 톨루엔, 이산화질소 등 실내공기 오염을 유발하는 물질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기존 어린이집 위치가 교통체증이 심한 도로에서 불과 150m 떨어진 곳이었지만 새로 이사한 곳은 공장이나 교통체증과 같은 오염원과 거리가 멀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집에서 나온 오염물질의 영향이 컸다"며 "이 과정에서 아토피피부염 환아들이 가려움 등의 증상이 발현하는 비율은 실내공기의 오염물질의 변화에 따라 증가하거나 줄어드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종전 어린이집에서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가려움증 발현율은 31.9%인데 반해 이사 직후에 43.8%로 늘었다. 연구팀은 특히 가려움 정도는 톨루엔 수치가 1ppb 오를 때 마다 이틀 후 12.7% 증가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실내공기질 뿐만 아니라 대기오염물질도 아토피피부염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서울병원 아토피환경보건센터와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공동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나 휘발성유기화합물 등 대기오염물질 농도 상승시 아토피피부염 증상이 악화됐다. 이 연구는 2009년 7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삼성서울병원 아토피환경보건센터에 내원한 소아 환자 22명의 증상일지 1880개와 서울시 25개구 대기측정소의 오염물질(PM10 휘발성유기화합물 질소산화물 등) 농도를 비교·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했다.

PM10 농도가 1μg/㎥ 증가하면 가려움증이나 수면장애, 피부 붉어짐, 붓기 등 아토피피부염 증상이 평균 0.4% 심해졌다. 벤젠의 경우 0.1ppb 늘어나면 아토피피부염 증상이 평균 2.74% 증가했다. 총휘발성유기화합물 역시 0.1ppb 증가하면 증상이 평균 2.59% 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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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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