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원의 '개봉동' 신영복의 '항동'
구로구 '문학 흔적찾기'
시인 오규원, 작가 신영복…. 서울 구로구가 구로와 연을 맺은 문학과 문학인 흔적 찾기에 나선다. 구로구는 고 오규원 시인 10주기를 맞아 '개봉동과 장미' 공원을 조성하고 10일 시비 제막식을 연다고 밝혔다.
구로문학 흔적 찾기는 지역을 소재로 한 문학작품을 재조명하는 동시에 주민들과 그 가치를 공유하기 위한 사업. 10일 시비 제막과 함께 선보이는 개봉동과 장미 공원도 그 중 하나다. 1968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오규원 시인의 두번째 시집인 '순례'(민음사)에 수록된 시로 산업화시대 도시 풍경을 그린 대표적 작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구로구는 유가족 면담과 주민 의견수렴 등을 거쳐 지난달 착공, 개봉동과 장미 공원 조성을 마쳤다. 개웅소공원을 새롭게 꾸며 장미 1400여 그루를 심고 박정환 신옥주 부부 조각가가 제작한 시비를 설치했다. 지명위원회에서 주민들 뜻을 반영, 시인의 작품에서 착안한 공원 이름을 정했다.
10일 시비 제막식에는 김병익 문학평론가를 비롯해 이경림 박형준 조용미 시인 등 문학계 인사와 유가족 주민들이 참석한다. 오규원 시인 소개와 '개봉동과 장미' 시낭송회 등이 예정돼있다.
구로구는 앞서 고 신영복 교수가 재직했던 항동 성공회대 뒷산에 '더불어 숲'에서 따온 '더불어 숲길' 산책로를 조성해 지난 1월 공개했다. 옛 구로공단을 배경으로 하는 문학작품에 등장하는 장소를 둘러보는 '추억과 희망의 구로공단 여행'도 운영 중이다.
가리봉동 일대에 예술마을이 조성된 위에 지역 관련 영화와 책 영상을 한데 모아 전시회도 열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개봉동과 장미 공원이 시인의 작품세계를 느끼고 문학적 정서를 함양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구로문학 흔적찾기를 꾸준히 진행, 지역사회 내 무형 자산을 미래세대와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