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 선진학교를 가다│경서중학교 노변초등학교

4차산업혁명 대비 인재양성은 '인성교육'에서 출발

2017-07-20 10:32:29 게재

"학년별 주제에 맞게 인성교육과정 재구성" … "공동체중심 강조, 자율 긍정 소통 높아져"

"음력 2월에도 명절이 있다는 것을 아세요?" 대구 경서중학교 나혜정 교사가 올해 2학년3반 박나경 양이 만든 '메모로! 기록문화유산 만들기' 작품을 설명했다.

노변초 3품 인성작품전시회. 사진 대구시교육청 제공


'메모로'는 65세 이상 할머니 할아버지의 기억을 사회문화적 유산으로 만들어가는 프로젝트다. 어른들이 살아온 과정이 역사임을 어린 세대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5분 이내 동영상으로 촬영해 공유한다. 2007년 8월 이탈리에 토리오에서 시작된 다음해 6월 웹사이트가 최초로 개설됐다.

박 양은 친 할머니(정영자. 74)를 직접 인터뷰했다. 주제는 '우리에게 생소한 명절 이월'이다. 박 양은 지금은 사라진 명절 '이월'에 대해 자세히 기록했다. 어떤 행사를 했는지, 무슨 음식을 먹었는지 등을 꼼꼼히 기록했다. "바닷가 마을 사람들이 설과 보름 명절을 지내고 나서 이월 명절을 챙겼다. 농부들이 이월을 마지막 명절로 보내고 농사일을 시작했다"며 "쑥떡 호박떡 수수 찰떡 등 각종 떡을 해서 나눠먹었다"는 할머니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박 양은 5분 이내의 동영상을 만들어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해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자료집에 "정말 열심히 말씀을 해주셨는데, 이야기가 자꾸 다른 곳으로 새서 분량이 많아졌다"고 적었다.

경서중학교 수업시간에 연결고리만들기. 사진 대구시교육청 제공


경서중학교는 교과 간 '통합 탬플릿'을 구성했다. 역사 가정 국어 정보 영어 수학 등 다양한 교과의 각 단원에 통합 활동으로 '통합주제 프로젝트 수업안'을 만들어 적용했다. 올해 상반기 대표적인 교과운영이 '우리고장 어르신들의 기록문화유산 영상을 만들어 메모로 홈페이지에 탑재하기'다.

경서중학교는 대구광역시 변두리 작은 시골학교다. 전교생이 140여명인데 교실수업개선 소문과 학교분위기가 달라지면서 1년 만에 입학생이 30명이나 늘었다. 교사들은 농촌지역 기존 학생들과 전입생들간 관계형성에 신경을 썼다. 학생활동 목표도 '더불어 살아가자'로 정했다. 경계의 벽을 허무는 공동체 놀이부터 갈등상황 역할극, 또래중심 문제해결 서클까지 15차시나 되는 다양한 학교생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교과과정 핵심은 '공동체교육'이다. 결과는 자율과 긍정, 소통이라는 인성역량이 크게 향상되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경서중공동체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다


담임교사들도 성찰 일지를 썼다. "학기 초 이런 상황에서 담임인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써클 프로세스를 하기 전에 기대했던 대로 문제에 대한 명쾌한 해답은 나오지 않았다"

교사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아이들의 장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생기부에 적을 아이들 이야기가 넘쳐났다."고 말했다.

모든 교원이 인성교육에 나서다 = "학교폭력요? 우리학교는 그런거 없습니다. 폭력관련 학부모회의를 열어 본적도 없고요"

대구 노변초등학교 천미향 교감의 학교자랑이 늘어진다. "일회성행사 교육프로그램은 하지 않습니다. 학생중심의 교육과정을 학년별 주제에 맞게 재구성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인성교육'의 영향임을 강조했다.

노변초 5학년 수업


노변초교는 모든 교과수업과 연계해 인성역량을 기른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정은향 교장이 부임하고 나서부터 대변초교는 대구인성교육의 중심에 서기 시작했다. 정규수업에 인성역량을 접목하는 프로젝트 수업과 인성역량키움 특화수업을 적용했다. 인성프로젝트 교육과정은 10~20차수나 된다. 전 학년에 적용한 '3품인성교육' 교과수업과 창의적체험활동 편성표를 새로 짰다. 3품은 늘품, 베품, 마음품으로 노변초교의 교육비전이다. 저학년은 인성동극이나 인형극, 우리 뿌리 찾기 수업을, 6학년의 경우 미니자유학기제와 멘토링이 있는 진로캠프를 운영한다. 교장부터 이 학교 모든 교원들이 인성교육 교육과정 마련에 참여하고 있다는 증거다.

인성역량 수업혁신으로, 1,2학년은 짝과 질문하고 대답하는 하브루타, 3,4학년은 소통하는 토의토론학습을, 5,6학년은 '미리 공부하는 거꾸로 학습'을 진행한다.

대구 경서중 메모로 동영상 만들기


특히, 교육과정에 녹인 5학년 인성캠프와, 6학년 '인성과 진로수업'은 노변초교의 명물로 평가받고 있다. 사회적역량, 정서적역량, 공동체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대구시교육청의 그물망 교육전략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인성교육을 교과와 접목해 운영한 결과, 놀라운 변화가 나타났다. 설문조사결과 협력은 18%, 나눔실천력은 20%, 자신에 대한 긍정적 마음은 15%가 증가했다. 무엇보다 자기관리 역량의 성장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노변초교 교육과정 편성표를 보면 빈틈이 없다. 지난해 노변초 학생들은 스스로 나눔장터를 운영했다. 나눔부스 34개와 창업동아리 3개, 진로캠프 부스를 운영했다. 교사들도 아이들이 만든 나눔장터에 참여했다. 판매수익금 90만6900원 전액을 고아원에 기부했다. 학부모들은 "초교 교육과정이 너무 완벽해 사각지대를 찾아볼 수가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인성교육 교육과정 운영 분석결과 문제점도 보이기 시작했다. 가정에서 인성교육이 함께 이루어지지 않으면 한계에 도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노변초교는 가정과 함께 할 수 있는 인성교육 프로그램과 학부모연수를 모색하고 있다. 노변초등학교는 지난해 전국 인성교육 우수학교로 뽑혔다.

4차산업혁명 대비 인성전문교사 양성 = 이처럼 앞서가는 전국 초중고 교사들이 '인성교육'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다. 4차산업혁명에 따른 교육과정 개정과 미래사회 인재양성에 대비한다는 취지다. 인공지능 사회에 적합한 교육과정은 인성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지난해 성과를 바탕로 전국 초중고를 '인성교육네트워크'로 연결했다. 남부호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은 "학생의 더불어 사는 능력, 민주시민 역량, 공동체 역량 등을 길러낼 수 있도록 실천을 통한 교육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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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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