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외부용역 '몰아주기' 의혹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자료 분석
건설공사·감리 분야 3개 업체 독식
정보시스템 용역 12개도 1개 업체에
서울시가 외부용역을 특정 업체에 몰아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용역 계약 체결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해 의혹 소지를 없애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권은희(국민의당) 의원이 서울시에서 제출받은 '2014~2017년 7월 서울시 부서별 외부용역 현황' 자료에 따르면 몇몇 분야에서 용역 수주업체 집중 현상이 드러난다.
특히 건설공사 및 감리 분야 용역에서 업체 집중 현상이 도드라졌다.
대부분이 도시기반시설본부 소관 사업인 해당 분야에서 3년간 총 69건이 발주됐고 이를 3개 업체가 쓸어 담았다. 도화엔지니어링은 69건 중 40건을 수주했다. 총 수주액은 348억원이었고 평균 수주액은 8억7000만원에 달했다. 수성엔지니어링은 21건에 263억원을 받았다. 신성엔지니어링은 8건, 110억원을 수주했다.
정보시스템 관리 분야에서도 특정업체 집중 현상이 나타났다. 119와 버스정보시스템은 총 12개 사업 141억원을 에스디시스템 한 곳이 수주했다.
녹지사업소는 사업 지역이 다른 10개의 용역을 한 업체에 몰아줬다. 남산공원 야외식물원 보수자재 구매설치, 북서울꿈의숲 산책로 개선사업 실시용역, 신북초등학교 옥상녹화, 보라매공원 노후 시설 재정비 사업 용역 등을 한수그린텍(주) 한 업체가 받았다. 시 관계자는 "개별 사업을 진행할 때마다 검토를 진행하다보니 누적 건수가 특정 업체로 몰려 있는지 여부 등은 세세히 파악돼 있지 않다"며 "업무역량, 신뢰성을 파악해 공정하게 선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원은 "큰 금액, 많은 건수가 소수 업체에 몰려 있다는 건 특수관계로 오인될 개연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도시기반시설본부를 만든 이유가 공공건설의 책임을 높이기 위한 것인데 감리 비용에 이렇게 많은 비용이 지출된다면 차라리 공공감리회사를 만드는 것이 나을 정도"라고 말했다.
용역업체 쏠림과 함께 높은 용역 의존도도 문제로 지적됐다.
자료에 따르면 시는 2014년부터 2017년 7월까지 1만2800건의 외부용역을 발주했다. 발주금액 총액은 1조4600억원에 이른다.
전철수 서울시의회 의원(민주당·동대문1)은 "서울시가 용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며 "용역에 의존하면 책임 행정을 기대하기 어렵다. 정책 실패를 피해가려는 면피용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에 따르면 시는 2011년부터 2013년 사이에도 9430건, 1조770억원을 용역비로 지출했다.
글로벌 마케팅 비용이 과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 관계자는 "연간 약 130억원 지출해 비용이 크다고 지적받는 글로벌 마케팅 비용(관광객 유치를 위한 해외 광고 등)의 경우 경쟁도시인 도쿄는 600억원, 싱가폴은 400억원, 홍콩도 500억원 이상을 쓰고 있다"며 "비교 기준 없이 무조건 용역비 지출이 높다고 지적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도쿄시와 홍콩의 경우 한해 예산이 서울시보다 훨씬 많다.
권은희 의원은 "서울시는 지방자치와 분권의 모범을 보여야 할 대표 지자체"라며 "용역 남발을 막고 계약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지속적 감독·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