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에너지소비 줄여 깨끗한 공기를

2017-09-01 10:59:54 게재
최근 정부는 올해 6월 한달간 전국 8기의 노후 석탄발전소(충남 4기, 경남 2기, 강원 2기)를 가동 중단한 결과, 충남 지역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농도 개선효과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충남지역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예전에 비해 월평균 0.3㎍/㎥ 정도 개선됐다는 것이다. 또한 실체 관측에 기반을 둔 분석에서는 전년에 비해 4㎍/㎥ 가량 낮아졌다.

우리나라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다른 청정 국가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여기서 우리는 이번 노후화력 발전중지에 따른 초미세먼지 개선효과 분석에서 0.3㎍/㎥ 라는 수치가 만족할 만한 수준인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수도권 지역에서 초미세먼지의 연평균 농도를 20㎍/㎥ 이하로 낮추기 위해서는 최소 5㎍/㎥ 이상의 감소가 필요하다. 0.3㎍/㎥ 는 다소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달리 말하면, 대기 중에서 초미세먼지 농도를 저감시키는 것은 그만큼 쉽지 않다는 반증인 셈이다.

화력발전 배출량 삭감, 고농도 단기노출 악영향 최소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력발전에 대한 배출량 삭감은 상당히 중요하며, 확대되어야 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이번에 가동이 중지된 화력발전시설로부터 감축된 배출량은 전체 화력발전의 10% 수준으로, 향후 추가적인 감축이 더해진다면 그 저감 효과는 훨씬 높아질 수 있다. 다만, 배출량 저감이 반드시 가동중지를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향후 신설되는 발전소에 대한 배출처리 시설의 법적 기준을 더욱 강화할 수도 있다.

둘째, 다른 배출과는 달리 화력발전과 같은 대형 점오염원은 대부분 150~200미터 정도의 굴뚝에서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다. 따라서 높은 지점에서 배출된 대기오염물질이 우리가 생활하는 지표면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수직 혼합이 필요하며, 그동안 대기오염물질은 일정거리 이상 이동하면서 희석된다. 이러한 혼합과정은 풍속, 기온 등 기상영향을 받게 된다.

기상조건에 따라서는 주변지역에서 단기간 동안 고농도 오염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마치 교통량이 많은 도심 교차로나 중앙차로 버스 정류장 등 고농도 지역(hot spot)의 노출과 유사한 형태이다. 따라서 화력발전 등 대형 배출시설 굴뚝에서의 고농도 배출을 최소화하면 고농도 단기노출로 인한 대기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셋째, 에너지 생산을 위해서는 화력발전에 대한 의존도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하지만 석탄화력의 경우 연소과정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 외에 석탄에 포함된 황(sulfur) 성분으로부터 생성되는 황산화물이 추가적으로 발생된다는 점에서 가스발전 등과는 다른 배출 특성을 보인다.

물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양은 발전설비 외에도 후단시설의 효율성에 따라 달라지므로 연료 선택과 발전단가 등 경제성을 고려한 평가가 필요할 것이다. 이 경우 국민건강 등 인체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입지 선택 또한 중요하며, 이런 전 과정에서 포괄적인 환경비용 평가가 필요하다.

시민 건강 고려한 포괄적 환경평가 필요

넷째, 석탄화력 발전의 또 다른 문제점 중 하나는 석탄을 보관하는 저탄장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다. 굴뚝에서 배출되어 2차적으로 초미세먼지를 생성하는 질소산화물, 황산화물과는 달리 저탄장에서 바람 등 물리적인 원인으로 비산되는 미세먼지는 인근 지역의 대기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근 저탄장에서 비산되는 미세먼지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설을 계획 중이며 운영 시에도 확실한 관리가 필요할 것이다.

끝으로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은 에너지 생산과 소비와 깊은 관련이 있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이 대기오염물질 발생량을 줄이고 우리가 숨쉬는 공기질을 개선하는 최선의 방법임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김순태 아주대 교수 환경공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