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QE(양적완화)·제로금리 복귀할 것"

2017-10-24 10:59:05 게재

옐런·국제통화기금 전망

금리인상에 이은 자산축소 개시 등 통화정책 정상화 경로를 밟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또 다시 양적완화와 제로금리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에 복귀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연준 재닛 옐런 의장은 지난 20일 열린 '내셔널 이코노미스트 클럽' 연설에서 "연준이 현재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을 잘 진행하고 있지만, 향후 비전통적 통화정책에 복귀해야만 하는 가능성이 불편할 정도로 높다"고 경고했다. 그는 "금융위기와 경제위기가 닥치지 않았지만 단기금리가 훨씬 더 낮은 수준으로 내려갈 필요가 있다는 가능성이 불편하게 높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옐런 의장이 말하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이란 통화정책에 대한 선제안내, 대규모 자산매입 프로그램(양적완화), 제로금리 또는 마이너스금리, 은행이 보유한 초과지준에 대한 이자 지급 등"이라고 전했다.

비전통적 통화정책으로의 복귀가 불가피함을 지적한 옐런은 그 이유로 자연이자율의 하락을 언급했다. 자연이자율이란 한 나라 경제가 과열되지 않은 상태에서 잠재 성장률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인플레이션 조정 금리를 말한다. 그는 "자연이자율이 과거 수십년의 수준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옐런 의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즉각적 충격에 대처하기 위해 꺼내든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경제회복을 촉진하는 데 성과를 거뒀다"며 "오늘날 미국 경제는 그같은 정책을 쓰기 전보다 훨씬 강해졌다"고 자평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우리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다시 써야만 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도 같은 견해를 드러냈다. IMF는 지난 12일 공개한 '세계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2020년부터 신용 스프레드가 급격히 확대되고 전 세계적으로 증시는 15%, 부동산 가격은 9% 하락하는 등 제2의 금융위기가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요 선진국의 기준금리가 낮은 수준에 있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부양책은 제한될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적 충격은 증폭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IMF는 이어 "따라서 주요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을 멈추고, 이전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으로 복귀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미국을 지목해 "은행들이 더 강한 완충재를 갖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 충격이 다른 주요국에 비해 덜 혹독하고 부동산 가격 하락도 보다 완만할 것"이라며 "증시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높긴 하지만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한 덕분에 다른 선진국에 비해 통화정책 사용 여지가 더 있다"고 분석했다.

IMF는 이어 "연준은 금융위기 시나리오가 전개되면 금리인상의 경로를 뒤바꿀 것"이라며 "2022년쯤 1.50~1.75% 정도 금리를 낮추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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