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뚫린 공군 경보체계, 가동률 목표치 미달

2017-10-25 11:10:50 게재

공중조기경보통제기·전술수송기 30% 이상 가동 못해

정비·부품부족 … 이철희 "안보위기때 공백 지속 문제"

공군의 핵심 방공자산인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피스아이(E-737)'의 가동률이 고질적으로 목표치에 밑돌아 '공중 방어'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피스아이는 고성능 레이더로 먼 곳에서 비행하는 적 항공기를 찾아내 지상에 있는 기지에 알리고 우리 군의 전투기를 지휘하고 통제하는 '공중 본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360도 전방위 수색이 가능하며 낮게 비행하는 항공기도 포착할 수 있는 핵심 경보체계다. 고정형 지상레이더의 사각지대를 위주로 밤과 새벽에 가동되고 있다.
질의하는 이철희 의원│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23일 오전 대구 제2작전사령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박한기 제2작전사령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25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공군 운용 중인 주요 항공기 가동률'을 토대로 피스아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의 가동률이 2015년 70%에서 올 상반기엔 62%로 지속적으로 떨어져 3년간 평균 가동률이 65.5%에 그쳤다. 공군이 설정한 가동률 목표치는 75%다.

현재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모두 4대다. 2011~2012년에 사들였다. 2015년부터 4년 주기로 60일짜리 정기검사를 받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가동률이 떨어졌다. 지난해부터는 1대씩 돌아가면서 7개월간 창정비를 받고 있다. 올해도 1대가 창정비에 들어가 있다. 4대 중 1대가 수리를 받으면 가동률은 최대 75%가 되는 셈이다.

남은 3대 중 어느 것 하나라도 고장이나 기체 이상징후가 나타나 비행이 어려워지는 지노스(G-NORS, Ground-NORS)상태나 비행은 하더라도 작전능력을 100% 발휘할 수 없는 에프노스(F-NORS, Function-NORS)상태가 되면 가동률은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 지노스 상태는 2015년부터 2년 반동안 연평균 5.7건, 평균 6일간 발생했으며 에프노스 상태는 같은 기간에 연평균 17.5건, 평균 11.3일간 이뤄졌다.

부속품이 준비돼 있거나 쉽게 얻을 수 있다면 비행불가상태나 불완전비행 상태를 줄여 가동률 하락을 최소화할 수 있겠지만 수리부속을 확보하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공중조기경보통제기 2대에 대해 추가소요 요청해 놓은 상태다. 공군도 더 많은 감시정찰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얘기다. 이철희 의원은 "항공기 창정비 도래시기를 알고도 군에서 명확한 대안을 수립하지 않았다"면서 "평시에도 그렇지만 요즘처럼 위협이 고조된 안보위기 시에는 군 전력이 빈틈없이 가동돼야 하는데 지속적으로 공백이 발생하고 있는 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속한 추가 전력화로 전력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했다.

공군의 주력 전술수송기인 허큘리스(C-130) 수송기 역시 2014년 이후 가동률이 평균 66.5%로 지속적으로 목표치(75%)를 밑돈 것으로 드러났다. 허큘리스 수송기 16대는 3년반동안 연평균 11.5건, 9.4일간 비행불능상태로 지상대기했으며 불완전가동상태는 연평균 37.5건, 58.73일간이었다.

허큘리스 수송기는 수리부속 확보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고 최근 도입된 CH-130J모델 4대의 사용빈도가 높아 고장이 많이 발생하는데다 CH-130H모델 12대는 도입한지 29년이나 지나 역시 높은 고장률, 부품 부족 현상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도입한 CH-130H모델 중 4대에 특전사 수송침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기능 레이더, 전방 관측 적외선 장비, 위성통신 장비, 저고도 고속투하체계 탑재 등 1400억원 규모의 성능개량사업을 진행 중으로 현재 1대가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어렵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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