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버는 돈보다 3배 더 빌려써

2017-10-27 10:53:49 게재

NYT "주요국 중앙은행 본격 긴축 땐 위기 가중될 것"

전 세계 부채 총액이 226조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간 경제생산활동(GDP)의 3배가 넘는다. 각국의 많은 기업들은 이자 갚는 데도 허덕이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풀린 돈을 거둬들이는 상황과 맞물려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 국제금융협회(IIF) 보고서를 인용해 "여전히 저금리 상황임에도 전 세계 많은 기업들은 이자도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다"며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긴축을 본격화하면 위기가 가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발표된 IIF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부채 총액은 226조달러로, 연간 경제생산량의 324%에 달한다. 전 세계 자본흐름과 관련해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는 IIF 보고서는 '상환' 리스크를 집중 조망했다. 특히 달러나 유로화 등 경화를 집중 빌리고 있는 신흥국 시장의 위험이 화두였다.

개발도상국 전반적으로 2018년말까지 차환 또는 상환해야 할 돈은 1조7000억달러로 추산됐다. 만약 서구 주요국이 금리를 올려 해당국 통화가 강세를 띤다면 그같은 부채의 이자를 갚기가 더 어려워진다.

미국은 이미 4차례 금리를 올렸고, 유럽도 26일(현지시간) 기존의 양적완화를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달러 조달 금리는 9년래 최고치로 오른 상황이다.

개발도상국의 전반적인 부채는 3조달러가 늘어 모두 59조달러에 달한다. 중국의 경우 2조달러 증가한 35조달러다. 전 세계적으로 기업부채와 가계부채는 각각 2조6000억달러, 2조달러 늘었다. IIF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긴축을 계속한다면, 상환 실패 위험은 더 커진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장 위태로운 부문은 기업부채와 신흥국부채라고 IIF는 지적했다.

우선, 중국 기업부채는 지난해에만 6600억달러 늘었다. NYT는 "미국 기업들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앞둔 때나,일본이 1991년 금융위기를 앞둔 때보다 더 빠르고 급격한 증가세"라고 지적했다.

신흥국 시장이 달러 등 경화로 빌린 부채는 8조2000억달러를 넘는다. 개발도상국 전체 부채 중 15%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둘째, 이자지급에 문제를 겪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NYT는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자보상비율'(ICR)을 보면, 이자지급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 비중이 2010년 수준을 크게 상회한다"고 경고했다.

IIF가 표본으로 뽑은 7개 주요 신흥국 시장 가운데 전체 기업 중 이자지급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 비중이 브라질과 인도, 터키 등은 20%를 넘고, 중국은 15%를 넘는다. 선진국 전반적으로 보면 ICR이 악화된 곳은 캐나다와 독일, 프랑스이며 일본과 영국은 상당히 호전됐다.

IIF는 "저금리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비금융권 기업들이 이자지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연준에 이어 유럽까지 긴축에 가세하면 이자지급도 어려운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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