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인권변호사 … 변론 중 구속되기도

2017-10-30 11:02:30 게재

강신옥 변호사는

강신옥 변호사는 우리나라 1세대 인권변호사로 꼽힌다. 1936년 경북 영주 출신으로 경북고등학교와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서울대 재학 중 고등고시행정과(10회), 사법과(11회) 양과에 합격해 판사로 근무했다. 1962년 서울지법 판사로 있을 당시 젊은 판사들에게 불만을 품은 국가재건최고회의가 강 판사를 표적 삼아 경주지법으로 발령 내자 사표를 내고 법복을 벗었다.

이후 미국 유학을 다녀온 강 변호사는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신영복의 변론을 맡아 무기징역으로 감형시킨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1973년 서울대 학생이었던 손학규, 신금호의 반공법 위반사건에서는 이례적으로 무죄를 받아내기도 했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에서는 변론 중 홍성우 변호사와 함께 구속돼 고초를 겪고 비상군법회의에서 14년형을 선고받았다. 사상 유례없는 변호사 구속사건은 국내에선 보도되지 않았으나 미국 뉴욕타임스 1면에 실릴 정도로 큰 사건이었다.

당시 강 변호사가 옥중에서 쓴 항소이유서는 훗날 변호사를 비롯한 법조인들이 꼭 읽어봐야 할 명문으로 꼽힌다.

강 변호사는 이후에도 YWCA 위장결혼식 사건, 부천 경찰서 성고문 사건 등 시국사건의 변호를 도맡아왔다.

1986년에는 조영래, 이상수 등 후배 인권변호사들과 함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전신인 정법회를 창립했고, 민변 창립 멤버로도 참여했다.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통일민주당 후보로 나서 당선됐고, 1990년 3당 합당에 참여해 14대에선 민주자유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을 지냈다. 2002년 16대 대선에선 정몽준의 국민통합21 창당준비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관련기사]
[김재규 변론 맡았던 강신옥 변호사 ] "10.26 재조명해야 한다"
[인터뷰│강신옥 변호사] "최태민 관계 못 끊어 박근혜도, 박정희도 망해"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구본홍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