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일정 변경에 대학들 '비상'
논술고사 출제자·고사장 문제 골머리 … 자사고-특목고 입시도 조정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모든 대학이 일정 조정에 참여한다는 데 대해서는 이견 없이 합의가 됐다"며 "이베부터 각 학교별로 해결해야 할 어려운 숙제가 산더미"라고 말했다.
연세대 성균관대 등 논술시험을 치르는 대학은 더 골머리를 썩고 있다. 앞의 관계자는 "논술 출제위원들을 일주일가량 더 감금해야 하는데 개인일정과 수업 때문에 불만이 많다"면서 "여기에 만만치 않게 증가하는 수당과 호텔비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논술고사를 치르는 한 국립대 관계자는 "현재 출제위원과 검토위원들이 격리되어 있는 호텔에 다음 주 빈방이 없어 고민스럽다"면서 "보안유지가 용이한 곳을 잡으려다 보니 담당직원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대학은 논술고사에 600명 이상의 감독관이 필요하다"면서 "기존 대학별고사 일정에 맞춰 개인사와 출장을 조정해 놓은 직원들이 많아 감독관 확보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논술 대신 면접으로만 신입생을 선발하는 고려대 등도 고충은 마찬가지다.
시험장소 확보도 대학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한 사립대학 관계자는 "인근 고등학교까지 교실을 빌려야 하는데 이미 대관이 됐을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잘 해결됐다"면서 "일부 대학은 일정이 겹치는 외국어 인증시험 등으로 고사장을 변경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16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수능 직후 진행할 예정이던 대학별 논술·면접 등 수시모집 일정을 1주일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날 박춘란 차관은 "수시모집 일정을 1주일씩 연기하고, 수능 시험 이후 이의신청과 정답 확정 등 일정 또한 1주일씩 순연하도록 하겠다"며 "(수능) 채점 기간도 하루 단축해 12월 12일까지 학생들에게 성적을 통지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시 일정도 1주일 순연하되 추가모집 일정을 조정해 대학 입학과 학사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1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대학별 논술고사도 일주일씩 늦춰져 수능 이후로 미뤄진다. 애초 대학들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 적용 등 수시모집 전형을 마무리하고 12월 15일까지 학교별로 합격자 발표를 끝낼 예정이었지만 이 역시 12월 22일로 밀리게 됐다. 수시 등록기간은 12월 18∼21일에서 25∼28일로, 수시 미등록 충원 마감은 12월 28일에서 1월 4일로 미뤄진다. 정시모집도 일주일 늦춰진다. 당초 12월 30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였던 정시모집 원서접수 기간(기간중 대학별 사흘 이상씩)은 1월 6∼9일로 변경되고, 모집군별 전형기간도 모두 일주일씩 뒤로 밀린다. 1월 30일인 정시 합격자 발표 마감일은 2월 6일로, 2월 14일인 정시 미등록 충원 등록 마감일은 2월 21일로 변경된다. 다만, 3월 대학 학사일정 시작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당초 2월 18∼25일이었던 추가모집 전형기간을 줄여 22∼26일 시행하고, 27일에 추가등록을 마감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자율형 사립고, 외국어고, 국제고 등 고교입시 일정도 조정된다. 서울시교육청은 당초 23∼27일 진행할 예정이었던 지원서류 제출 기간을 24∼27일로 조정했다. 경기도교육청은 20~22일인 도내 특성화고와 일반고 특성화학과 원서접수 기간을 27∼29일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중·고등학교 교사 가운데 일부가 23일로 연기된 수능 감독관으로 차출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