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괜찮아, 나도 그래

중학생, 글쓰기로 마음을 터놓다

2017-12-08 10:11:41 게재
순천신흥중학교 북적북적동아리 지음 / 황왕용 엮음 / 학교도서관저널 / 1만5000원

"오늘 친구와 싸웠다. 모두 수군거리는 것 같다. 밥 먹을 친구를 찾아 둘러 보는데 모두가 흉기를 한 손에 쥐고 있는 걸로 보인다. 2시간 남은 수업이 까마득하다. 페북을 하는데 악성댓글을 찾았다. 이제 친구가 아니라 내가 무서워진다." '괜찮아, 나도 그래'는 청소년들이 일상 속에서 겪는 경험과 사건을 토대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글에 담고, 친구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책의 글쓴이는 순천신흥중학교 북적북적도서부 동아리다. 아이들은 자신과 친구들이 쓴 글을 나누면서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하고 공감과 유대감을 느껴 간다. 한 졸업생의 편지글에는 감정 글쓰기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됐다는 고백이 있다. 동아리 회원들은 '김'이 모락모락 나듯이 따뜻하고 '설'레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는 '아'이스크림 같은 사람(김설아). '김'칫국 좀 마시지만 '정'말 많은 매력을 가진 '우'리의 정우(김정우), '조'금은 힘들더라도 '민'경이는 미래에도 좋은 '경'험을 많이 해보고 싶다(조민경)는 식으로 자신을 소개한다.

이 책을 엮은 황왕용 교사는 먼저 글감을 정해 스토리텔링을 함으로써 청소년들이 좀 더 편안하게 자기 이야기를 쓸 수 있게 했다. '하루가 길다' '두렵다' '그립다' '밤하늘' '요즘 힘든 일 있니?' 등 낱말로 써 내려간 청소년들은 글쓰기에 익술해 지면, 한 걸음 나아가 그림책을 읽고 느낀 감정을 이야기하고 모둠활동을 통해 직접 글감을 골라 속마음을 드러냈다.

감정 글쓰기 다음에는 서로 쓴 글을 읽고 느낀 점을 이야기하도록 했다. '친구들과 공감 TALK'을 통해 그들의 생각을 더 실감나게 느낄 수 있게 했다. 이제 겨우 어린아이 티는 벗었지만 어른이 되려면 아직 한참 먼 어중간한 나이. 열 다섯. 하지만 할 말은 많고 엉뚱 발랄한, 때론 지랄발광하는 소년 소녀들이다.

빡빡한 학교 생활이지만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고 미래에 대한 고민과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학생의 마음을 볼 수 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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