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몇 시간 만에 중국 인민은행 '깜짝' 금리인상

2017-12-15 11:16:51 게재

위안화 동조화 정책

"경기 경착륙 우려 없을것"

중국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이후 몇 시간 만에 일부 대출 금리를 올렸다. 동남아시아 등에서도 금리인상이 확산될 조짐이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강세 및 자국 통화 약세가 우려되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한국시장에서도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뒤따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중국 인민은행은 공개시장조작과 중기대출창구(MLF)1년물의 금리를 인상했다. 공개시장조작시 사용되는 역RP 7일물 금리는 2.5%로, 28일물은 2.8%로 각각 5bp(1bp=0.01%p)씩 올랐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또 중기대출창구 1년물의 금리는 3.2%에서 3.25%로 인상했고 단기유동성창구(닐)O/N금리와 7일물 금리도 5bp 상승한 3.5%와 3.85%로 인상했다.

중국에서는 7일물 역RP금리가 단기자금시장의 벤치마크로 여겨진다. 역RP는 시장에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시중에 유통되는 채권을 매입해 자금을 공급하는 방안이다.

이날 금리인상은 지난 1월과 3월에 이어 세 번째로 중국의 실물경기가 둔화되는 와중에 정책금리를 5bp 인상한 것이라 눈에 띈다.

다만 전날 연준의 25bp 인상에 비해서는 크지 않고 인민은행이 기준 금리나 지급준비율을 인상한 것은 아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미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며 "5bp밖에 올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인민은행은 공격적 인상으로 시장이 위험에 처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인민은행은 성명에서 "시장 금리가 운영 금리를 현저하게 웃돌고 있어 차이를 줄일 필요가 있었다"며 자금 수급을 반영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선 달러 강세 및 위안화 약세의 급격한 진행을 우려해 해외자금 유출을 막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0-11월 중국 실물경기가 2개월 연속 둔화되었지만, 여전히 10%대의 소매판매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는 등 실물경기의 급랭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며 "인민은행의 정책금리 인상은 위안화 안정을 위해 미 금리정책에 동조화하는 형식을 취했을 뿐이지 경기 둔화를 의도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경착륙 우려는 기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또 "경제성장세의 둔화는 질적 성장을 우선하는 중국 정부의 관리 범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경착륙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기존 시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중국은 실물경기 지표가 둔화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수출경기도 양호하고 경제 펀더멘탈이 디레버리징(부채정리)에 견딜만한 체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기준금리 인상보다는 단기금리 인상으로 디레버리징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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