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지식산업센터로 몰린다

2018-01-11 10:35:02 게재

택지공급 줄면서 사업다각화 추진 … 주거용 기숙사 등으로 탈출구 마련

대형 건설사들이 사업 다각화를 위해 지식산업센터로 대거 진출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분양하는 서울 구로구 가산동 지식산업센터 '가산 테라타워'. 사진 현대엔지니어링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 건설사들의 지식산업센터 분양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사업에 주력하는 대형 건설사들이 지식산업센터로 몰린 것은 최근 택지 공급이 줄고 각종 규제로 사업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지식산업센터는 전용률이 높고 호실별로 소유할 수 있는데다 청약제도가 없고 전매제한에서 제외되는 등 지원책이 많다. 지식산업센터를 최초로 분양받은 입주자가 직접 사용하는 경우 취득세 50%를 경감하는 등 각종 세제혜택(2019년까지)도 있다.

지식산업센터는 6개 이상 공장과 사무실이 입주할 수 있는 건축물로 '굴뚝없는 공장'으로 불린다. 여기에는 입주업체 생산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금융 보험업시설 기숙사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설 수 있다. 특히 건설사들은 지식산업센터 내 부지를 주거용으로 쓸 수 있다는 점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직원 기숙사 명목이지만 사실상 주거용으로 쓰인다. 건설사들이 각종 편의시설을 제공하고 특화된 설계를 선보이며 공을 들이는 부분이다.

수도권에서 건설사 지식산업센터 시공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동탄2신도시가 대표적이다. 전통적으로 지식산업센터 강자로 알려진 SK건설과 금강주택 등이 분양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보건설 등 중견건설사도 지식산업센터 분양으로 사업방향을 전환했다.

여기에 현대건설 등 1군 건설사들이 가세하면서 새로운 경쟁구도가 만들어졌다. 현대건설은 2016년 서울 성동구 성수역에 테라스타워를 성공적으로 분양하면서 안착했다.

아파트형 공장과 사무실 등으로 쓰이지만 겉모습은 고급 주거지와 같다. 직원 편의시설 등을 대폭 확충해 업계 관심을 끌었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문정 테라타워와 송파 테라타워2를 분양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서울 구로구 가산동 일대에 대형 지식산업센터 '가산 테라타워'를 선보일 예정이다.

SK건설은 경기 하남미사강변도시 1-3블록에 연면적 8만6779㎡의 '미사강변 SK V1 센터'를 분양한다. 지식산업센터내 지원시설이지만 오피스텔과 같은 형태로 사용되면서 임대 목적 사업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남미사지구에 분양중인 대림산업 '미사센텀비즈'도 계약이 마무리단계다. 이 지식산업센터는 확장형 발코니가 적용된 오피스텔식 기숙사로 설계했다.

GS건설도 지난해 광명역 자이타워를 분양했다. 지하 2층~지상 25층 지식산업센터 768실과 지상 1~3층 상업시설 228실로 구성된 곳이다. 지식산업센터로는 드물게 피트니스센터 사우나 옥상정원 등의 커뮤니티시설과 법정기준의 약 2배에 해당하는 주차공간이 마련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이 오래 걸리는 우리나라에서 직장 근처 주거지는 큰 이점"이라며 "기숙사형 주거시설을 필수적으로 포함시키도록 한 지식산업센터가 당분간 부동산시장에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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