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적 도수치료에 실손보험금 지급해야"
법원, 보험사 자의적 판단에 '제동' … 도수치료 '치료행위' 판단기준 모호
계속적 도수치료에 대해 보험사들이 자의적인 잣대로 실손보험금 지급을 거절해오던 관행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계속적 도수치료는 치료행위가 아니다'라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보험회사를 상대로 제기된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법원은 보험계약자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지난달 30일 "원고가 받은 도수치료, 물리치료, 증식치료는 이 사건 보험약관에서 실손의료비의 지급 사유로 규정한 '질병으로 인하여 병원에 통원하여 치료를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보험사는 계약자에게 3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전부승소 판결했다.
도수치료란 시술자의 맨손으로 환자의 환부를 직접 어루만지고, 주무르고, 누르고, 비틀면서 자세를 교정하고 통증을 완화시켜주는 치료를 의미한다.
2011년쯤 A생명보험회사의 실손보험에 가입한 김 모씨는 2016년 4월 25일 '양쪽 원발성 무릎관절증'(퇴행성 관절염)의 진단을 받고 서울 중랑구 소재 모 의원에서 진료를 받기 시작했다.
같은 해 6월 20일까지 10회에 걸쳐 통원하며 도수치료, 물리치료, 증식치료를 받고(1차) 그해 6월 27일부터 8월 10일까지 9차례 같은 치료(2차)를 받았다. 1·2차 치료비 청구에 대해 A사는 실손의료비를 지급했다. 김씨는 그해 8월 17일부터 12월 12일까지 이 의원에서 13차례 동일한 치료(3차)를 받았고 A사에 치료비 300여만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A사는 '체형교정 등 질병치료 목적으로 보기 어렵거나 치료효과 없이 반복적으로 시행된 과잉 도수치료는 실손보험금 지급대상이 아니다'라는 2016년 5월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문을 토대로 반복되는 도수치료가 질병의 치료를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이에 불복한 김씨는 지난해 2월 A사를 상대로 보험금지급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을 담당한 이명근 변호사(법률사무소 민담·변호사시험 4회)는 "보험계약 당시 '치료'의 개념에 대해 언급하거나 설명하지 않고 뒤늦게 '치료'의 개념을 근거로 보험가입자들에게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며 "보험사는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편취와 보험계약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우려하지만 보험금 편취의 경우 보험사기를 저지른 일부 보험가입자와 의료기관을 상대로 민형사상의 책임을 추궁하면 되고 선량한 다수의 보험가입자들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과실책임주의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이어 "질병, 치료, 과잉진료 등의 개념은 모든 보험사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만큼 이번 판결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A사 관계자는 "1·2차에 걸친 보험금지급 청구의 경우 진단서상으로 볼 때 보험사가 질병치료 목적으로 판단해 보험금을 지급했지만, 3차 청구의 경우 김씨의 동의하에 병원을 방문해 조사한 결과 질병치료 목적의 도수치료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A사는 현재 항소여부를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