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교란종 '배스·블루길' 전국에

2018-04-17 11:03:43 게재

환경부 수생태계 조사

생태계 교란종인 배스·블루길이 우리나라 하구에서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구란 강과 바다의 경계부터 바다가 만조일 때 바닷물의 영향을 받는 상류까지의 구간을 말한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전국 하구 325곳에서 가장 많이 출현한 물고기 80종의 정보를 담은 '강과 바다의 소통, 물고기가 전하는 하구 이야기' 도감을 최근 발간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도감은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이 2008~2016년까지 실시한 '2008∼2016년 전국 하구 수생태계 현황 조사·건강성 평가' 내용 등을 담았다.

하구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물고기는 숭어로 조사됐다. 전국 하구 325곳 가운데 70.5%인 229곳에서 출현해 1위를 차지했다. 숭어는 민물과 바닷물을 오가며 서식하는 회유성 어류다. 숭어 치어(어린물고기)는 강 하구나 하천 하류에서 생활하다가 그 후에는 바다로 이동한다.

이어 환경변화에 적응력이 뛰어난 붕어가 하구 213곳에서 나타나 2위에 올랐다.

3위는 하구 158곳에서 모습을 드러낸 민물검정망둑이다. 이 물고기는 암컷이 낳은 알을 수컷이 부화할 때까지 보호하는 특징이 있다.

생태계 교란종인 배스와 블루길은 각각 37곳과 32곳에 출현해 32위와 37위에 올랐다. 외래종인 이스라엘 잉어도 2곳에서 발견됐다.

반면 멸종위기 야생생물 중에는 Ⅱ급 가시고기가 유일하게 80위 안에 들었다. 가시고기는 일생을 민물에서 지내며 물속에 사는 곤충이나 작은 무척추동물을 먹는다. 이밖에 출현 하구 수 상위 80위 안에는 꺽지·얼룩동사리 등 한국 고유종 13종이 포함됐다.

송형근 환경부 물환경정책국장은 "이번 도감 발간으로 국민들이 하구의 어류 수생태계를 쉽게 이해하고 관련 연구에도 중요한 정보로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관 국립환경과학원 물환경연구부장은 "하구 수생태계에 대해 국민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수변식생 등 도감을 잇달아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도감은 도서관과 연구 기관 등에 보급된다. 17일부터 환경부 홈페이지(www.me.go.kr)에서 그림 파일(PDF)로 볼 수 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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