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한국당 수성' '민주당 입성'
강남 새얼굴, 서초·송파 현역 재도전
송파 보궐선거·서초 보수분열 변수
"민주당, 악재·자충수로 기회 걷어차"
6.13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독식해온 서울 강남 3구 구청장 선거에 관심이 쏠린다.
강남 서초 송파는 이른바 '보수의 텃밭'이다. 민선 3~6기를 거치는 동안 단 한곳도 민주당 구청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민선 1· 2기 송파구에서 당선된 김성순 구청장이 20년간 유일하다.
이번 선거도 현역 프리미엄을 앞세운 한국당 강세가 예상되지만 변수가 없지 않다.
강남구는 신연희 구청장이 비리·횡령혐의로 구속 수감 중이다. 한국당은 서둘러 장영철 전 자산관리공사 사장을 전략공천하고 '강남 불패' 아성을 이어가려 하지만 신 구청장의 비리 낙마는 보수표에 적잖은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현 정부에 각을 세운 것까지는 보수 구청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라 하더라도 친인척 특혜 등 비리 혐의는 얘기가 다르다.
민주당은 아직 후보을 고르지 못했지만 참신한 후보를 공천한다면 의외의 선전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에선 3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한 가운데 신 구청장 공백을 강남 입성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전략공천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
서초구는 막판까지 공천을 미루다 결국 현역인 조은희 구청장이 후보로 확정됐다. 조 구청장이 성뒤마을, 구청사 소유권 분쟁 등 오래된 지역 문제를 해결하면서 경쟁력이 앞선 것으로 평가되지만 보수표 분열이 우려된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용석 시의원의 출마가 예상된다. 정치권에선 현재로선 조 구청장 우위가 분명하나 안 후보의 선전여부에 따라 보수표가 갈릴 수 있다고 전망한다. 지방선거는 지지 정당에 따라 서울시장-구청장-시의원 등을 같은 당으로 연달아 찍는 '줄투표' 경향이 있다. 보수층 사이에서 안 후보 선전 여부에 따라 표가 갈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민주당 후보가 반사이익을 거둘 수 있다. 민주당에선 이정근 서울시당 여성위원장을 단수공천했다.
송파구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변수다. 최명길 전 국민의당 의원의 당선 무효형으로 공석이 된 송파을 지역구에 대한 관심이 높다. 민주당 후보로 친문 핵심으로 불리는 최재성 전 의원이 나섰다. 한국당에선 배현진 전 MBC아나운서를 전략공천했고 바른미래당도 이에 맞서 박종진 전 채널A앵커를 내세웠다. 이때문에 송파구에선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구청장 선거가 한묶음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송파구는 강남3구 중 민주당 상승세가 가장 뚜렷한 곳이다.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송파을(최명길)과 송파병(남인순)에서 두명의 민주당 국회의원이 니왔다.
민주당이 송파에서 약진하는 흐름은 최근 선거 득표율에서 확인된다.
지난 2014년 서울시장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은 강남, 서초에서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에게 각각 약 2만5000표, 약 1만1000표 뒤졌지만 송파구에서는 약 2만2000표 앞섰다. 19대 대선 결과에서도 상승세가 드러난다. 촛불 여파로 문재인 대통령이 강남3구 모두에서 1위를 했지만 구별 표 차이는 현저히 다르다. 강남 서초에서 문 대통령이 2위 후보에 약 3만표 앞섰던 것에 비해 송파구에서는 8만여표 차로 크게 앞섰다.
이같은 변수에도 불구하고 한국당 수성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여전히 우세하다. 강남구는 구청장 구속에도 보수의 마지막 보루이고, 서초구와 송파구는 두 여성 구청장이 정당색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복지 보육 등에서 세심한 행정을 펼쳐 후한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당 수성에 무게를 두는 분석은 민주당의 헛발질이다. 10년 만의 정권교체로 찾아온 강남3구 입성 기회를 자기 발로 차고 있다는 것이다. 보수 분열로 기회를 얻을 뻔 했던 서초구에서는 전략 공천에 대한 뒷말이 나온다. 강남구도 후보선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지역에 맞는 최적 후보가 아닌 중앙당 입맛대로 선출되면 '무난한 패배'로 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두달 전만 해도 정부여당의 높은 지지율에 힘입어 중구 중랑구는 물론 강남3구까지 해볼만 하다는 기대가 높았다"면서 "악재도 있었지만 승리 가능성에 취해 제대로 된 공천을 하지 못하고 스스로 기회를 걷어찬 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