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 '강세' 관료출신 '부진'

2018-05-03 11:03:50 게재

여야 기초단체장 후보 공천 경향

"역량·조직력 갖춘 지방의원 많아"

여야의 6.13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후보공천 결과, 지방의원 출신 예비후보들이 약진하고 있다. 반면 관료출신 주자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앞서 제 5, 6대 지방선거에서 국회의원 보좌관, 청와대 행정관 출신 등 자질과 역량을 갖춘 인사들이 지방의회에 진출, 기초단체장에 도전할 만한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치인 출신 현역 단체장들이 시정운영 성과를 보여주면서 관료출신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기초단체장 후보경선, 지방의원 강세 = 2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각 시·도당에 따르면 수도권을 비롯한 전남, 대구, 대전 등 곳곳에서 지방의원 출신 예비후보들이 기초단체장 후보경선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은 민주당 후보군에서 이런 양상이 두드러진다. 광진구에서는 김선갑 시의원이 단수 공천돼 본선을 준비 중이다. 성북구청장 민주당 경선에서는 김문수 이승로 예비후보가 맞붙는다. 두 후보 모두 서울시의원 출신이다. 강동구는 최종 경선을 치를 3명 중 2명(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 이정훈 시의원)이 현역 시의원이다. 노원구도 시의원 출신끼리 경쟁한다. 서영진 시의원과 오승록 시의원이 김성환 전 구청장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로 비어 있는 자리를 노린다. 마포구도 시의원끼리 경쟁이다. 재선 김창수 의원과 유동균 의원이 자웅을 겨룬다. 현역 구청장 아성에 도전하는 시의원도 여럿이다. 도봉구에서는 김동욱 의원이 이동진 구청장과 경선을 앞두고 있다. 강서구에서는 한명희 전 시의원이 노현송 구청장에 도전장을 냈다.

경기도에서는 현재 8명의 전직 도의원이 기초단체장 후보로 확정됐다. 민주당의 경우 최종환 파주시장 후보와 안승남 구리시장 후보, 김상돈 의왕시장 후보가 도의원 출신이다. 고양시장 경선후보 4명 가운데 3명은 전 도의원이고, 1명은 전 시의원이다. 안양·안성·안산·광명·시흥·김포에서도 7명의 전직 도의원들이 경선을 치르고 있다. 한국당에선 천동현(안성) 박형덕(동두천) 김광철(연천) 전 도의원이, 바른미래당에는 이동화(평택) 김승남(양평) 전 도의원이 경선을 통과해 기초단체장 후보로 확정됐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는 19명의 도의원이 사퇴한 후 기초단체장 선거에 도전했지만 모두 경선에서 탈락했었다. 이번 기초단체장 선거에 도전하기 위해 사퇴한 경기도의회 의원은 29명으로 민주당 21명, 한국당 6명, 바른미래당 2명이다.

반면에 공직을 그만두고 이번 선거에 뛰어든 예비후보들 중에는 김동근 전 경기도 제2부지사(의정부)와 곽영달 전 시흥시 환경국장(시흥)이 한국당 공천을 받는데 그쳤다. 민주당에선 최현덕 전 남양주 부시장이 남양주시장 후보 경선을 치르고 있다.

인천에서도 지방의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10개 구·군 가운데 6곳에 시·구의원 출신을 공천했다. 민주당에서는 허인환 동구청장 후보와 이강호 남동구청장 후보, 차준택 부평구청장 후보가 모두 시의원 출신이다. 장정민 옹진군수 후보는 군의원 출신이다. 한국당에서는 김정헌·이영훈 시의원이 중구와 남구에서, 김석우·고영훈 구의원이 남동구와 계양구에서 각각 기초단체장 선거에 도전한다. 관료 출신들은 성적이 좋지 않다. 한국당에서는 옹진군수에 출마하는 김정섭 전 백령면장이 유일하다. 민주당에서는 환경부 기획조정실장(1급) 출신인 이재현 서구청장 후보와 평택부시장(3급) 출신인 한현희 강화군수 후보 2명이 관료 출신이다.

◆여야 텃밭에서도 지방의원 대거 공천 = 여권 텃밭인 전남에서도 지방의원 출신들이 대거 공천을 받았다. 김재무 광양시장 후보, 김철우 보성군수 후보, 정영덕 무안군수 후보, 윤시석 장성군수 후보 등이 지방의원 출신이다. 지방의원 출신 현역단체장인 구충곤 화순군수, 유근기 곡성군수, 전동평 영암군수, 최형식 담양군수, 김준성 영광군수 등도 무난히 경선을 통과했다. 행정관료 출신으로는 이승옥 전 여수부시장이 강진군수 후보로, 공영민 제주도 기획관리실장이 고흥군수 후보로 각각 공천을 받았다.

한국당 텃밭인 대구에서도 지방선거 출마경험과 조직력을 갖춘 지방의원 출신들이 기초단체장 공천장을 따냈다. 한국당은 대구 8곳 기초단체장 선거구 가운데 중구와 남구, 달성군 3곳에 광역의원 출신 예비후보를 공천했다. 중구와 남구에는 경선 없이 조재구 전 시의원과 류규하 전 시의원을 구청장 후보로 단수 공천됐다. 달성군도 2명의 시의원 후보가 경합을 하다 결국 조성제 전 시의원이 단수로 군수 후보가 됐다. 관료 출신으로는 권태형 전 남구 부구청장, 배기철 전 동구 부구청장, 최해남 전 대구시 환경녹지국장, 김대권 전 수성구청장 등이 출마했으나 김대권 전 부구청장만 수성구청장 후보로 확정됐다. 배 전 부구청장은 권기일 전 시의원과 동구청장 후보 공천을 놓고 경선 중이다.

대전에선 새로 뽑힌 민주당 구청장 후보 3명 가운데 2명이 시의원 출신이다. 동구청장 경선에 출마한 황인호 전 시의원이 접전 끝에 승리했고 박정현 전 시의원 역시 대덕구청장 경선에서 3명의 예비후보를 제치고 후보직을 거머쥐었다.

김신일 이제형 방국진 최세호 윤여운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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