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기획_교사 인터뷰 언주중학교 최이권 교사와 제자들의 훈훈한 미담

2018-05-17 00:00:01 게재

첫 제자들과 30년간 스승의 날을 함께하다

1988년 교단에 선 이후 어느덧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교직생활 30년 동안 수많은 제자들을 만나며 교사로서의
보람과 기쁨을 누렸다는 언주중학교 최이권 진로진학상담교사(진로복지부장). 그 중에서도 풍납중학교에서 만난
첫 제자들은 더 각별하다. 1988년부터 2018년까지 스승의 날마다 만남을 이어온 제자들의 훈훈한 미담을 들어봤다.

에피소드#첫 부임 #첫 담임 #띠 동갑 선생님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한 후 1988년 풍납중학교로 처음 부임한 최이권 교사는 당시 스물일곱 살의 젊디젊은 선생님이었다. 부임하자마자 중2 담임교사를 맡아 열다섯 살 학생들과 특별한 인연을 맺으며 주말에도 학생들과 산으로, 바다로 다니며 추억을 쌓았다.
관악산에 가거나 캠핑 등 아이들과 야외 현장체험 활동을 많이 했어요. 첫 담임을 맡았던 제자들인 데다, 저도 젊었을 때라 혈기왕성했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좋았거든요.”
띠 동갑 스승과 제자여서일까? 엄하기로 소문난 선생님이었지만 제자들은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속 키딩 선생님처럼 때론 형·오빠, 친구처럼 편안한 선생님이었다고 밝혔다.

에피소드#꼴찌 반 #쌍방 간 사랑의 매? #1등 반
첫 시험 후 꼴찌 반으로 등극했다는 최이권 교사는 당시의 추억을 이렇게 회고했다.
아이들에게 왜 우리가 꼴찌여야 하냐며 사랑의 매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반장에게 선생님도 잘못했으니 나도 때려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우리 반 반장이 눈치 없이 제 말대로 실행에 옮기더라고요. 그 상황에서 선생님 말씀은 왜 그렇게 잘 듣는지.(웃음)”
그때 그 사건은 반 학생 모두에게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고, 놀랍게도 기말고사 때 꼴찌 반에서 1등반으로 우뚝 섰다.

에피소드#인생의 전환점 #45세 제자들 #진로 조언
최이권 교사는 체육교사로 재직하다가 50세에 새로운 도전을 했다.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했지만, 이후 한양대 교육대학원 상담심리학과 석사과정을 마치며 진로진학상담교사로 새 출발을 한 것이다. 이러한 경력은 어느덧 45세가 된 첫 제자들에게 인생의 자양분이 되어주고 있다.
그 아이들이 스무 살이 되었을 때, 취업을 앞두고 있을 때, 그리고 40대 중반이 된 지금까지 진로와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새로운 직업을 가져볼까 고민하는 제자에게, 내 나이 오십에 진로진학상담교사로 도전했으니 너희는 늦지 않았다고 말해주죠.”

에피소드#88년 제자들 #2018년 제자들
최 교사의 첫 제자들은 중소기업 대표이사, 초등학교 교사, 호텔지배인, 회계사, 영화감독, 인테리어 사장, 의약품회사 사장, 증권사 직원 등 각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 중이다.
“88년 당시 반장이었던 김인섭, 초등학교 교사인 박윤선, 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문수정, 그리고 전문직으로 근무하는 강은미, 김종서, 양인성, 윤강식, 이병훈, 이충훈까지 모두 다 고맙고 기특한 제자들이죠. 2018년 언주중학교 제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4차 혁명 시대에 새로운 진로를 찾아나갈 수 있도록 진로 시간에 다양한 영상 콘텐츠로 수업을 하고 있는데요. 미래 시대에 걸 맞는 인재로 성장해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리라 믿습니다.” 



최이권 교사는?
주요 경력 서울대학교 사범대 졸업, 한양대 교육대학원 상담심리학과 (석사) 졸업, 교육부장관상 및 교육감상 등 다수 수상. 대명중학교 진로진학상담부장에 이어, 현재 언주중학교 진로복지부장으로 재직 중.
주요 활동 현)서울시중학교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회장, 서울시 진로와직업교과연구회 고입팀장, kb국민진로자문위원, 서울교육청교육정보원 상담교사. )서울고등법원 시민사법위원(2012.6.7.~2017)
저서 <특목고 자사고 자기소개서 작성법>(올드앤뉴), <합격 모범사례를 통한 자기소개서 미리 써보기>(올드앤뉴), <고입 자기소개서 합격 체크>(올드앤뉴), 교과서 <진로체험과 포트폴리오>(삼양사), <진로와 직업>(교학사),(최이권 쌤의 자기소개서 작성법)

최이권 선생님께
반장 김인섭입니다. 1988년 관악산, 대천 바닷가에서의 추억은 아직도 새록새록 합니다. 당직 날 찾아가 밥을 얻어먹기도 하고, 이삿날 거들겠다며 이것저것 깨 먹기도 했었죠. 추억뿐 아니라 삶의 지혜를 가르쳐주신 선생님, 감사합니다. 중년이 되니 이제는 선생님이 형같이 편안한데요. 항상 감사하게, 행복하게, 즐겁게 앞으로도 계속해서 만남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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