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 서울 자치구 핵심어는 '소통·현장'

2018-06-19 11:09:22 게재

구청장 절반 새얼굴 … 지역화합 주문

용산 동대문 강서 '4선 단체장' 눈길

6.13 지방선거 결과 서울 구청장 절반 이상이 새 얼굴로 바뀌었다. 젊은 재선 단체장들이 일찌감치 3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1/3 이상 교체가 예상됐는데 공천과 민주당 바람 영향으로 변화의 폭이 커졌다. 초선부터 재선 3선 4선까지 18일 당선증을 받은 구청장들은 소통과 현장을 강조했고 지역화합도 약속했다.


◆"주민 목소리를 정책으로" = 선거 직후 바로 복귀한 현역 구청장들은 다시금 주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여러 사람이 지혜를 모아 더 큰 결실을 얻는다는 마음가짐'을 뜻하는 '집사광익(集思廣益)'을 강조하면서 "주민 한분 한분에 지혜를 구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모아 조화로운 성장, 삶이 아름다운 강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변함없이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매일 새벽 강북구 구석구석을 살피고 구청장실 문을 활짝 열어 주민과 소통하겠다"고,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주민 곁에서 더 가까이 다가서는 생활밀착형 행정으로 생활 속 불편함을 꼼꼼히 살피고 해결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창우 동작구청장도 "앞으로 4년은 주민 삶을, 생활을 구체적으로 바꾸는 시간이 되도록 하겠다"며 "더 많이 만나고 더 많이 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7월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당선인들도 소통과 현장을 앞세우기는 매한가지. 류경기 중랑구청장 당선인은 "주민 목소리가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주민 의견에 의해 정책이 결정되도록 환경과 제도를 개선하겠다"며 "혁신과 소통 협치의 정책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승로 성북구청장 당선인은 '주민 삶의 문제를 구석구석 해결하는 현장 중심 행정'을 강조했고 김선갑 광진구청장 당선인은 "주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의견을 모으겠다"고, 오승록 노원구청장 당선인 역시 "주민과 소통하고 현장에서 답을 찾는 발로 뛰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각각 약속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 당선인과 유성훈 금천구청장 당선인은 청렴을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청렴한 구청장이 되겠다"며 "실력과 품격으로 인정받겠다"고 밝혔고 유 당선인은 "소통하는 행정 현장 중심 행정으로 살맛나는 금천을 만들라는 주민 뜻을 받들겠다"며 "일하는 구청. 청렴한 구청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선거로 갈라진 지역을 추스르겠다는 약속도 나왔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스스로를 '여야를 구분하지 않고 주민들만 바라보고 뛰는 서초당'이라 지칭하며 "지지하지 않은 분들 마음도 소중히 헤아려 한분 한분을 정성껏 섬길 것"이라고 말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 당선인은 "이 순간부터 이념을 떠나고 여야 정파를 초월해 오직 주민만을 바라보고 주민만을 위해 일하겠다"고, 채현일 영등포구청장 당선인은 "주민 편에서 소통하는 구청장, 정파와 이해관계를 초월해 화합하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서양호 중구청장 당선인도 "선택하지 않았던 분들 말씀도 경청하면서 일하겠다"며 '박원순 서울시' '문재인정부'와 협력을 약속했다.

◆서울시의원 출신 당선인 여럿 = 한편 당선인 면면을 보면 초선 구청장 가운데는 서울시의원 출신이 압도적이다. 김선갑(광진) 이승로(성북) 오승록(노원) 김미경(은평) 유동균(마포) 박준희(관악) 이정훈(강동) 당선인까지 7명은 9대 서울시의회에서 운영위원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등에서 손발을 맞춰왔다. 행정가 출신은 류경기 중랑구청장 당선인이 유일하다. 류 당선인은 지난해 말까지 서울시 행정1부시장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을 보좌했다. 그는 이번 선거기간에도 '류경기의 형제같은 사람 박원순'을 앞세워 표심을 공략, 큰 표 차이로 현역 구청장을 제쳤다.

유성훈(금천) 채현일(영등포) 당선인은 청와대 경력으로 주민들을 공략했다. 유 당선인은 김대중·노무현정부때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채 당선인은 문재인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역임했다. 채 당선인은 박원순 서울시장 정무보좌관으로 지방행정을 경험하기도 했다.

서양호(중구) 박성수(송파) 정순균(강남) 당선인은 노무현 대통령과 인연을 앞세웠다. 서 당선인은 청와대 행정관을, 박 당선인은 대통령 법무비서관을 역임했다. 정 당선인은 노무현정부 국정홍보처장을 지냈고 지난해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 미디어특보단 언론고문을 맡았다.

현역 구청장 가운데는 12명이 다시 소속 정당과 주민들 신임을 받았다. 특히 성장현(용산) 유덕열(동대문) 노현송(강서) 구청장은 4선 기록으로 눈길을 끈다. 이들은 모두 1998년 선거가 치러진 민선 2기에 이어 민선 5기와 6기 단체장을 지냈다.

김영종(종로) 박겸수(강북) 이동진(도봉) 문석진(서대문) 이 성(구로) 구청장은 3연임에 성공했고 정원오(성동) 김수영(양천) 이창우(동작) 조은희(서초) 구청장이 재선됐다.

여성 구청장은 한명 줄었다. 김수영·조은희 구청장이 두번째 도전에 성공했고 김미경 구청장이 새롭게 진입했다. 반면 3선 도전에 나섰던 박춘희 송파구청장이 석패했고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비리혐의로 선거에서 배제됐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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