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7기 단체장들, 현장에서 임기 시작
장마·태풍북상 소식에 취임식 취소
재난안전대책회의로 첫 업무 시작
2일까지 사망 1명 등 피해 잇따라
민선 7기 지방자치단체장들이 폭우 피해가 우려되는 현장에서 임기 첫날을 맞았다. 장마에 이어 태풍 쁘라삐룬 북상으로 피해가 우려되자 대부분 단체장들이 취임식을 취소하고 재난안전상황실에서 비상대책위회를 주재하며 첫 업무를 시작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휴일인 1일 수원시 현충탑을 참배한 뒤 오전 11시 도청 재난안전종합상황실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이 지사는 상황실에서 간략하게 취임선서를 한 뒤 피해상황과 태풍 예상진로 등을 보고받았다. 오후엔 광명시 배수펌프장 등 피해가 우려되는 현장을 점검했다. 이 지사는 2일 의정부시 경기북부청사에서 '임명식'이란 이름으로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태풍 북상 소식에 이를 취소하고 하루 앞당겨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박남춘 인천시장도 1일 재난안전상황실로 출근해 태풍 피해 및 대피상황 보고를 받는 것으로 첫 업무를 시작했다. 박 시장도 2일 10시로 예정됐던 취임식은 취소하는 대신 현충탑 참배를 마치고 곧바로 시청에서 본격적인 재난안전대비 업무에 들어갔다.
제주와 전남·부산 등 남부지역 단체장들도 재난상황에 발빠르게 대응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2일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재난안전대책회의에 이어 간단히 취임식을 갖은 뒤 태풍 피해가 우려되는 현장을 점검했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도 외부인 초청 없이 직원들과 간단한 취임식을 가진 후 곧바로 재난대응에 나섰다. 이철우 경북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 역시 2일 예정된 취임식을 전격 취소하고 이날 긴급대책회의 후 낙동강 둔치주차장 등 현장으로 향했다. 17개 시·도 교육감과 226개 기초자치단체장들도 대부분 취임식을 취소하거나 약식으로 진행하고 태풍 대비로 업무를 시작했다. 경기 부천·시흥 등 지방의회들도 3일 개최하려던 축하연 등 개원행사를 취소했다. 취임식을 취소한 단체장들은 "공직자의 가장 큰 책무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것"이라며 "임기 4년을 오늘처럼 늘 주민 곁에 있겠다"고 밝혔다.
한편 1일 오전 10시까지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피해집계 결과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사망자는 지난달 30일 전남 영광에서 모내기 중 벼락을 맞은 태국 국적의 불법체류 여성(53세)으로, 현재 영광의 한 장례식장에 안치돼 있다. 전남 보성에서는 집 뒤편에서 흘러내린 토사에 휩쓸려 70대 노인이 부상을 당해 병원치료를 받았다.
이재민도 발생했다. 현재까지 전남 해남과 충남 서천에서 이재민(6세대 7명)이 발생, 인근 대피소에 대피 중이다. 지금까지 전북 군산, 전남 여수 등에서 주택 5채가 파손됐고, 전남 보성에서는 차량 52대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대전 서구에서는 축대가 유실되는 피해가 발생했고, 전남 무안에서는 축사가 침수돼 병아리 6000마리가 폐사하는 등 크고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전남·북과 충남 등에서 농경지 3742㏊가 침수피해를 입기도 했다. 충북 등에서는 비닐하우스 4.23㏊가 침수됐다. 이 밖에도 16개 국립공원 462개 탐방로가 통제됐고, 8개 공항에서 항공기 33편이 결항했다. 11개 항로 여객선 12척도 운행이 통제됐다. 서울 청계천도 지난달 30일 오후 7시부터 출입이 통제됐다.
행정안전부는 1일 오후 3시 대응단계를 비상단계에서 중대본 1단계로 격상했다.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 환경부 농림식품부 등 정부부처들과 지방자치단체들도 일제히 비상근무체제로 전환하고 예찰·예방 활동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