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달러·금리' 신흥국 경제 부담

2018-10-08 11:31:48 게재

모두 비용 상승 요인

10년물 국채 상승 부담

신흥국 주식시장이 다시 주저앉고 있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유가, 달러, 미국 국채 금리 등으로 인해 신흥국 증시는 반등할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 갈등 우려가 지속됨에 따라 무역 분쟁 피해국가 주식시장도 수익률이 부진하다.

8일 NH투자증권은 최근 신흥국을 다시 압박하고 있는 유가 상승, 달러 강세, 미국 금리 상승이 신흥국입장에서는 모두 비용을 상승시키는 요인들이라고 지적했다. 경제 성장이 동반된다면 문제가 크지 않을 수 있겠지만, 이들 변수가 글로벌 수요 회복 보다는 공급 측 요인에 의하거나 통제하지 못하는 변수라는 점에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전세계 GDP대비 원유소비 지출비중은 2.9% 내외"라며 "문제는 원유를 수입하는 신흥국인데 비 OECD 회원국이 전세계 원유의 60%를 소비하고 신흥국은 유가 상승에 따른 부담 외에 자국 통화의 가치 절하에 따른 수입 단가 상승 고통이 더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흥국 통화 약세상황에 원유 시장의 공급 측 불안요인이 겹친 상황이 지속되면서 고유가가 계속된다면 신흥국 경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또 자국 통화 약세로 혼란을 겪고 있는 신흥국은 금리를 올려 통화 가치 방어에 나서고 있다. 9월말 기준으로 아르헨티나 기준금리는 65%, 터키 기준금리는 24%에 달한다. 이는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한 금리인상이 아니라 자국 통화 가치 방어를 위한 금리인상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올해 신흥국의 위기가 통화적인 요인에 의해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신흥국 위기를 진정시키는 데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가운데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3.23%까지 상승하는 등 금리 급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 연구원의 설명에 따르면 연준의 점도표는 2020년까지 Fed 목표 금리 중앙값이 3.25~3.5%로 제시되어 있다. 그는 "지난주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의 경제가 여전히 강력하고, 이러한 전망 하에서 연준의 긴축 정책이 진행될 것임을 언급했다"며 "Fed가 긴축 속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금융시장의 조기 금리인상 종료 기대가 너무 높았고 최근 미국 금리 급등은 금융시장과 연준과의 시각차를 재조정하는 과정이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는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도 엿보인다"며 "주식 입장에서는 지난 연초에도 미국 금리 급등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던 경험을 감안하면 분명 부담 요인이고 특히 경기 및 기업이익이 양호한 미국보다는 이머징 및 한국 증시에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증시 및 한국 증시는 미국 금리 상승에 당분간 민감하게 반응하며 하방 리스크가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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