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 가능성 커져

2018-10-12 11:12:33 게재

미 환율보고서·FOMC 의사록·한은 금통위 등 다양한 변수에 주목해야

지난밤 미국 증시는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상승세로 출발해 상승폭을 조금씩 키우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미 국채금리가 안정을 찾고 달러화도 약세를 보인 점이 한국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환변동성 확대에 주의 = 이제부터 중요한 건 조정의 지속 여부와 저점에 대한 판단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단 가격 조정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면서 다음 주까지 변동성 확대와 관련된 다양한 변수, 즉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9월 FOMC 의사록,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결과에 주목할 것을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파월의 매파적 발언으로 실질금리가 급등했는데, 이것이 글로벌 주식시장 급락을 초래한 주범으로 판단한다"며 "기대 인플레이션이 더 하락하면서 실질금리는 1%를 여전히 상회했다. 다음 주 18일 발표될 FOMC 의사록에서 미국 금리인상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단기 저점 확인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또 다음 주 발표 예정인 미국 환율보고서도 중요하다. 중국이 이 보고서에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것이라는 우려가 상당하나, 만약 우려와 달리 지정되지 않는다면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환율보고서 발표 이후엔 위안화 약세가 예상된다. 이에 외환변동성 확대에 주의할 필요가 요구된다.

문정희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을 환율조작국 혹은 의심국가나 심층분석대상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문 연구원은 "이 경우 제재내용은 즉각적인 협상이라는 점, 단일 국가에 대한 통상압박이라는 점에서 당장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하지만 상대국인 중국 경제 및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은 확대될 수 있으며, 중국 위안화에는 약세 요인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만약 이번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더라도 중국 위안화의 약세압력은 지속될 전망이다. 그 이유는 미국의 통상압박이 더욱 강화되고 단시일에 타협되기 어려울 것이며, 중국 정부의 내수부양과 금융안정 조치에도 경기둔화 및 시장불안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 과거에도 환율보고서 발표 이후 중국 위안화 등 관찰대상국 통화는 약세로 선회했다는 점 등이다. 또한 중국 위안화의 약세는 신흥국 통화와 중국 경제에 의존도가 높은 한국 원화에도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

◆외국인 투자자 변칙적인 선물 매매도 주목 =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갈등이 더 심화되면 아시아 신흥국 증시의 반등은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대 중국 수출이 30% 감소하는 경우 코스피 순이익은 4.5% 줄어들 전망"이라며 "실제로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주식시장이 이러한 우려를 최대한 반영하는 시점에는 코스피 5% 수준의 추가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의 변칙적인 선물 매매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B증권은 외국인 선물 투자자 역시 변칙적인 매매를 통해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 역시 시장에 나타나는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에 대해 혹은 대외적인 변수에 따른 시장 움직임에 대해서 일관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는 뜻"이라며 "미중 무역분쟁 등이 지속될 수 있는 여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기존의 헤지 (Hedge) 포지션 설정으로 본다는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일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78조원이 증발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이 하루 사이에 65조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하루 시총 감소금액으로는 35년 역사상 최대 규모다. 코스닥 시총도 약 13조원 줄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에서 4836억원어치를 순매도 했다. 8거래일째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이어지면서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도금액은 2조2717억원에 달했다.

다만 이날 채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순매수를 보였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채권값 상승)했고 장기채 중심으로 저가 매수가 들어오면서 채권시장은 강세를 보인 것이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4.7bp(1bp=0.01%p) 떨어진 연 2.012%로 장을 마쳤다. 10년물은 연 2.361%로 5.2bp 하락했고, 5년물과 1년물은 각각 5.5bp, 1.5bp 내렸다. 20년물과 30년물, 50년물도 각각 5.6bp, 4.5bp, 4.3bp 하락 마감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채 중심으로 저가매수가 들어오며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였다"면서 "외국인이 3년 국채선물을 4800계약 이상 순매수하는 등 채권시장에서는 '셀코리아'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가 크게 나타난 것과 달리 채권시장에서의 외국인 움직임은 눈에 띄는 수준이 아니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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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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