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

유럽무대에서 조선독립을 알리다

2019-02-22 10:23:29 게재
정상천 지음 / 산지니 / 1만6000원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이한 2019년 우리사회 곳곳에서 독립유공자에 대한 발굴과 재조명이 이뤄지고 있다. 독립운동에 대한 일반적 생각은 혹독한 추위 속에서 만주벌판을 넘나들며 항일투쟁을 벌이거나 일제의 수뇌부를 향해 총이나 폭탄을 던지는 모습이 먼저 연상되곤 한다.

정상천이 지은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는 이런 인식을 바꿔주고 있다. 독립운동의 길은 너무나 다양하고, 각계각층에서 수많은 이들이 보이지 않게 노력했음을 알 수 있다. 서영해라는 이름도 마찬가지다. 부산에서 태어난 서영해는 17세 때 3.1독립운동에 참가했고 수배자 신분으로 상해로 건너가 임시정부의 막내가 됐다. 이후 임시정부의 권유로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고 어렵게 학업을 마친다. 임시정부 외무부의 지시로 고려통신사를 설립해 일본의 한반도 침략상을 전 유럽에 알리는 역할을 한다. 서영해의 활동범위는 프랑스에 국한되지 않고 벨기에, 제네바, 스페인 등 유럽 전역과 중동의 이집트,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까지 이른다.

저자는 국내에 부족한 서영해의 이 같은 기록을 직접 발굴하고 가족과 친척들까지 만나가며 재조명했다. 유고 글과 프랑스 언론 기고문, 현지 인터뷰 등을 번역해 싣기도 했다. 서영해의 삶을 통해 독립운동의 새로운 면면을 보게 되는 셈이다. 재조명되고 있는 서영해의 삶도 남다르지만 저자의 삶도 흥미롭다. 프랑스 파리 1대학에서 역사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는 상공부와 통상산업부 등을 거쳐 외교통상부에서 15년간 외교관으로 근무하면서 한국과 프랑스 관계 연구에 매진했고 현재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에 근무 중이다. 역사에 대한 열정과 관심으로 꾸준히 역사서를 공부하고 집필활동을 해 '일요일의 역사가'로 불리기도 한다.

서영해의 열정적 삶이 저자의 눈에 들어온 것이 우연이 아니라 필연인 듯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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