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1100m서 우주비밀 찾는다

2019-04-09 10:48:56 게재

기초과학연구원 연구시설 착공 … 중성미자 질량측정 나서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김두철)은 강원도 정선군 소재 철광 지하 깊숙한 곳에 우주입자연구시설(ARF)을 구축해 우주비밀 찾기에 나선다고 8일 밝혔다.

정선ARF는 IBS 지하실험연구단이 기존 운영해 온 양양 지하실험시설(양양 양수발전소 소재) 보다 400m 깊은 지하 1100m에 만들어 진다. 면적은 2000㎡ 규모로 구축된다. 이곳에서 연구단은 암흑물질 발견과 유령입자로 불리는 중성미자 질량측정에 나설 예정이다.

암흑물질 검출과 중성미자 질량측정은 우주의 생성과 구성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요소다. 현대물리학의 최대과제로 꼽히는 만큼 노벨물리학상 0순위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암흑물질과 중성미자가 내는 신호는 포착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잡음이 되는 배경신호를 최대한 줄인 실험 환경이 요구된다. 주변이 조용해야 미세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원리와 같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경쟁적으로 지하 깊은 곳에 검출장치를 설치하는 이유다.

암흑물질은 과학자들이 우주 구성성분의 27%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는 물질이다.

우주의 구성 성분 중 이미 발견되고 규명된 물질은 4%에 불과하다. 96%는 밝혀지지 않은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로 추정되고 있다.

중성미자는 우주에서 광자(빛) 다음으로 많은 기본입자다. 전자 중성미자(electron neutrino), 뮤온 중성미자(muon neutrino), 타우 중성미자(tau neutrino) 세 종류가 있다. 다른 입자에 비해 질량이 매우 작아 질량이 있다는 것만 확인되었을 뿐, 정확한 수치는 측정된 바 없다.

IBS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지하에서 이뤄지는 우주입자 관측 실험이 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

2011년에는 지하우주실험시설이 국가에서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할 주요구축과제로 '국가대형연구시설 구축지도(NFRM)'에 등재되기도 했다.

IBS 지하실험연구단이 출범하며 2013년부터는 ARF이란 이름으로 구축이 추진돼오고 있다.

깊은 지하에서의 터널공사는 예기치 못한 지질, 지하수 등으로 인해 공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지하실험 연구단은 일정 구간마다 선진시추분석을 수행하고, 미소진동을 체크하는 등 최신 공법을 적용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최종적으로 2020년 말에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한편 연구시설 착공식은 12일 강원도 정선군 예미산 일대 한덕철광 광산에서 진행된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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