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정보통신기술 만나면 일자리가 생긴다

2019-04-17 11:21:49 게재

송파구 ICT 특화 청년창업지원센터 가동

문정비즈밸리·보안클러스터와 상승 효과

"농장 작업자들이 스마트밴드를 착용하고 있는데 심장박동을 통해 안전 확인이 가능합니다. 작업량이나 이동 동선을 자동으로 파악할 수 있어 따로 작업일지를 작성할 필요가 없고 효율적이죠."

서울 송파구 가락동 IT벤처타워에 둥지를 튼 주식회사 '푸마시'. 김용현 대표를 비롯한 청년 3명이 2015년 창업한 농업회사다. 서울산업진흥원과 신직업 협약을 맺고 '농장 코디네이터'를 양성해 작업관리와 수확물 판매지원을 하고 도시와 농촌을 연계해 농지에 휴양 체험 교육 기능을 더하고 있다. 창업 3년만에 경기도 여주에 자체 농장을 마련했고 정규 인력 7명, 농장 코디네이터는 25명이 활동 중이다. 김용현 대표는 "시단위 지자체 가운데 농지가 25% 이상인 지역을 대상으로 한다"며 "코디네이터만 4000명까지 활동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 송파구가 가락동에 ICT분야에 특화된 청년창업지원센터를 마련해 청년 사장들을 지원하고 있다. 소관용 센터장과 김용현 대표가 농업회사 푸마시 전망을 공유하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송파구 제공


송파구 가락동이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 기반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전남 나주로 이전하면서 생긴 공간을 토대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특화한 젊은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송파구는 '송파ICT청년창업지원센터'가 인근에 조성될 ICT 보안클러스터 디딤돌 역할을 하는 건 물론 문정동 비즈밸리와 연계한 상승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7년 말 송파구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머리를 맞댄 게 출발점이었다. 고용절벽 청년실업이 사회적 화두가 됐던 터라 자연스레 청년창업지원센터로 귀결됐다. 송파구 주민 66만여명 가운데 20~39세 인구가 20만명으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청년층 비중이 가장 높은데도 지원시설이 부족하다는 점도 작용했다. 이진우 청년일자리팀 주무관은 "진흥원이 자체 기술을 갖고 있는데다 산하기관인 스마트미디어센터까지 활용할 수 있어 ICT 분야에 특화하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진흥원측은 10억원 상당 사무공간을 10년간 무상으로 제공하고 동시에 교육 등 인적·물적 자원을 지원한다. 송파구는 공간을 꾸미고 입주기업 선정과 관리를 맡기로 했다. 지난해 말 문을 연 송파ICT청년창업지원센터는 2~4명이 근무할 수 있는 개별 사무실 7실과 20명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사무실, 회의실과 휴식공간, 지원사무실을 갖추고 있다. 현재 푸마시를 비롯한 17개 기업 42명이 자립과 또다른 일자리 창출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1분 안에 누구나 손쉽게 앱을 만들 수 있는 앱서비스 회사 샐리, 단체음식 배달 플랫폼 '열두달', 가상현실을 접목한 환경·과학교육 회사 에코플레이, 블록체인 공유경제플랫폼 델리 등이다.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이 운영을 맡아 청년 사장들과 함께 한다. 입주기업에 맞춤형 멘토링을 하고 창업기업간 네트워크와 투자유치, 기초 창업교육 등을 지원한다. 소관용 센터장은 "전문 분야에서 활동하는 멘토만 112명에 달하고 재단에서 자체 투자펀드를 운영한다"며 "다른 지역에 비해 늦었지만 일반적인 창업지원센터와 차별적인 지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까지 1인당 월 3만~5만원 가량 관리비만 내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데 청년들은 '조기 졸업'을 자신한다. 김용현 푸마시 대표는 "매년 매출이 2배씩 늘고 있다"며 "외자유치까지 계획 중이라 2년이 되기 전에 독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현 샐리 대표는 "서울 요충지에 주변에 편의시설도 많은 송파구를 주소지로 쓸 수 있다는 점부터 사업에 도움이 된다"며 "성장속도가 빨라 다른 스타트업과 협업이나 1인 창조기업을 위한 공동판매채널을 만드는 등 재능기부도 곧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파구는 ICT청년창업지원센터가 청년 창업공간을 넘어 가락동 중앙전파관리소 부지에 조성될 ICT 보안클러스터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서울 동남권의 새로운 경제중심축으로 자리할 문정비즈밸리에 IT융합 바이오메디컬 등 신성장동력산업 기업 3000여개가 입주해있고 강남 테헤란밸리나 판교 테크노밸리로 진출하기도 쉽다"며 "청년창업지원센터를 중심으로 ICT 분야에 특화된 창업생태계를 조성,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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