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퇴직연금 수익률 높여"

2019-05-08 11:57:40 게재

개인 자산관리 관심 높여 긍정적 변화 유도

지난해 퇴직연금의 평균수익률은 1%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수익률은 2년 연속 마이너스다.

이런 가운데 마이데이터(MyData) 서비스가 활성화된다면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마이데이터란 고객의 동의하에 제3자가 고객을 대신해 여러 금융기관에 개설된 계좌의 잔액과 거래내역 등 개인금융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지급을 지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7일 '마이데이터의 넛지 효과' 보고서에서 "마이데이터는 개인의 무관심을 개선하는데 기여할 전망"이라며 "특히 현재의 경제활동 및 노후 대비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퇴직연금 계좌가 방치되고 있는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개인의 자산관리는 매우 중요한 부분함에도 불구하고 복잡성과 불확실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이에 부합하는 수준의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총 190조원에 달하는 전체 퇴직연금자산의 90%는 원리금보장상품으로만 운용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가입자들은 1년에 단 한 번도 운용지시를 하지 않는 실정이다.

이에 권 연구위원은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개인은 입출금계좌나 신용카드 등 본인결제계좌의 잔액이나 거래내역을 조회하기 위해 마이데이터 앱을 빈번히 들여다볼 것"이라며 "그 때마다 같은 화면에서 본인의 다른 계좌들도 함께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에는 별도의 수고를 들여야만 찾아볼 수 있었던 퇴직연금과 같은 금융상품 계좌를 추가 노력 없이 수시로 조회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마이데이터는 은행, 증권사, 보험사, 카드사 등 금융회사에 흩어져 있는 개인 신용정보를 통합해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이 관심을 기울이는 금융혁신 분야 가운데 하나다. 마이데이터를 이용하면 각종 기관과 기업 등에 분산돼 있는 자신의 정보를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으며, 업체에 자신의 정보를 제공해 맞춤 상품이나 서비스를 추천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A은행 입출금 계좌의 잔액, B카드사에 지불해야 할 결제대금, C증권사에 보유한 금융상품의 현재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한눈에 볼 수 있게 된다. 이는 단순해 보이는 형태지만 소비자의 효용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테면 A은행 입출금계좌의 잔액이 B신용카드의 결제대금을 지불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C증권 계좌에서 어떠한 금융상품을 환매하는 것이 좋을지 등의 의사결정을 쉽고 빠르게 내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개별 금융사 홈페이지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 일일이 접속할 필요가 없어 간편하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사업자는 고객의 소비패턴이나 투자성향 등을 분석해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것도 가능하다.

권 연구위원은 또 마이데이터의 도입은 향후 개인의 자산관리 방식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개인의 정보탐색비용이 낮아지면서 자산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특히 개인의 심리적 약점을 보완함으로써 본인 스스로 현재의 비합리적 자산관리 행태를 개선토록 유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7월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방안을 발표하고 금융사가 아닌 제3자가 △은행계좌 입출금 내역 △카드 거래내역 △금융사 대출 계좌정보 △금융투자상품의 종류와 금액 정보 등을 취합해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지난달 말에는 금융 분야 마이데이터 산업의 조속한 정착을 위한 실무협의단이 출범했다. 정부와 유관기관, 금융회사, 핀테크 기업 등 40여곳 실무자가 참석한 데이터 표준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워킹그룹이다. 워킹그룹은 유럽연합(EU)이나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핀란드 등 해외 주요 국가의 마이데이터, 오픈 API 사례를 참고해 논의하며 오는 8월까지 표준 API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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