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핀테크, 개인 넘어 기업까지 대출

2019-05-28 11:36:17 게재

기존 금융기관에서 외면받던 중소기업 대출 늘려 … 투자은행·글로벌 카드사와 협업

포용금융, 혁신금융의 기치를 내걸고 시작된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이 세번째 은행 설립 좌절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서는 지급결제업으로 시작한 핀테크 업체들이 개인 고객을 넘어 중소기업 부분 대출에서도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금융연구소는 최근 낸 '미국 핀테크업체의 금융포용적 소규모 기업대출 시장 진출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근 기존 금융기관으로부터 충분한 금융혜택을 제공받지 못한 기업 및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핀테크 업체들의 자금공급 노력이 이뤄지면서 핀테크 업체가 제공하는 플랫폼을 통한 대출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계에 따르면 2013~2016년 주요 국가의 핀테크 대출시장 규모는 호주 258%, 중국 252%, 미국 105% 등으로 세 자릿수의 높은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핀테크 업체들은 비용 절감, 고객서비스 개선, 신용평가 고도화 등을 통해 대출시장의 혁신을 주도하며 빠르게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주요 핀테크업체의 대출 규모 성장세는 2015년 이후 다소 둔화됐으나 2017년 들어 회복하기 시작했으며 2022년까지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17년 미국 내 주요 16개 핀테크 업체들의 대출 규모는 전년대비 30.1% 증가해 411억달러를 기록했고 2018년 기준 이들 업체들의 대출 규모는 향후 5년 간 12.4%의 연평균성장률을 기록하며 73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에서는 개인대출 및 학자금대출에 비해 중소기업 부문에서의 성장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 핀테크업체들이 제공하는 기업대출 상품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권 규제 강화 및 은행들의 인수 합병으로 소규모 사업자들이 충분한 자금공급을 제공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안적인 자금조달 수단으로 부상했다.

스퀘어, 페이팔 등 본래 지급결제서비스업체로 출범한 핀테크 업체들은 지급결제서비스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에 기반해 자사 가맹점을 대상으로 별도의 서류절차 없이 단시간 내 운용자금을 제공해주며 대출시장에 진입했고 캐비지, 온덱 등 소상공인 특화 대출사업을 영위하던 핀테크 업체들은 서비스 국가 범위 확대 및 금융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대출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보고서는 "핀테크 업체는 우수한 매출흐름을 보유하고 있으나 신용이력이 불충분해 은행 등으로부터 자금을 공급받지 못하는 영세한 사업체를 대상으로 대출상품을 제공해 사업운영의 효율성 제고를 통한 미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2020년 미국 전체 중소기업 대출시장에서 핀테크 업체들이 제공하는 온라인 대출플랫폼을 통한 대출 비중이 1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2020년 중소기업 대출시장에서 14%(350억달러)에 이르는 규모가 핀테크 업체들이 제도권 금융기관으로부터 소외된 대출수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해 신규로 확장한 규모에 해당될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은행과 글로벌 카드 브랜드사의 협업 사례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캐비지는 비자(VISA)와 온덱은 JP모건과 손을 잡고 시너지 효과를 누리고 있다.

핀테크 업체들이 대출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안정성 측면에서 불안함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보고서는 "핀테크 업체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로 설립되거나 사업이 활성화돼 위기관리 대응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사업모델 하에서의 과도한 대출 제공범위 확대가 경기침체 시에 금융시장의 건전성을 저해할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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