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력 억누르는 것은 신종 권위주의"

2019-06-20 11:21:15 게재

나경원, 관훈클럽 토론회

"차이 수용하는 공존 정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0일 정부여당을 향해 "생각이 다른 세력을 억누르는 것은 공존을 거부하는 신종 권위주의"라며 "서로의 차이를 받아들이는 공존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공존의 정치'를 화두로 제시한 데 대한 응답이자 국회복귀 '백기투항'을 강요받는다는 위기감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정치가 있어야 할 곳에 정치가 없고, 정작 정치가 물러서야 할 곳에서 정치논리가 지나치게 만연하다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정치 질서의 룰인 선거법마저 제1야당의 의견을 배제한 채 강행 처리하겠다는 것만큼 반정치적인 행위는 없다"며 "반면 정치적 논리가 작용해서는 안 되는 경제, 안보, 기술, 민생, 외교 모든 분야가 정치 논리, 정치 세력에 의해 포로로 잡혀 있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소득주도성장을 "초강력 정부 간섭 정책"이라 정의하고, 추경을 겨냥해 "재정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한미동맹에 대해서는 "남북관계라는 정치 어젠다에 밀려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한편 "관제 민족주의가 한일관계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며 정부의 한일외교 노선을 평가절하했다.

탈원전·보 해체는 "편향적 특정 이념이 과학과 기술을 부정한 결과의 산물"이라고 꼬집었다.

나 원내대표는 "정치가 있어야할 곳에서 우리는 정치를 회복하고, 정치로부터 해방되어야 할 사회 영역에는 자유의 가치를 불어 넣어야 한다"며 "자유만이 성장과 분배를 모두 성공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조 본연의 존재 이유를 외면하는 정치노조만 득세하면 새로운 산업 혁명의 가능성은 더더욱 요원해진다" "자유로운 시장질서 하에 일자리는 늘어나게 돼 있고 세수가 더 늘어 더 많은 복지를 할 수 있다"며 민주노총을 자유시장경제의 대척점에 세웠다.

안보와 관련해서도 "(6.25전쟁의) 과거를 잊는 순간, 우리의 자유 전선은 무너진다"며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한 자유동맹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무엇보다도 우리 정치가 자유민주주의 정치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며 "상대를 궤멸과 고립의 대상으로 여기는 적대정치를 넘어 서로의 차이를 받아들이는 공존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진리에 입각해, 권력 분산을 위한 정치 개혁이 시급하다"며 권력구조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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