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 궁금증 해소 | 찾아가는 학부모 설명회(포항)

"창업, 돈보다 문제해결 과정이 중요"

2019-07-17 11:30:08 게재

학부모 "교육방향 찬성하지만 불안감 떨칠 수 없어"

행복한 어른 될 수 있는 교육제도와 환경조성 요구

중소도시 학부모들이 자녀교육에 거는 기대는 어느 정도일까? 공교육을 통해 진로나 입시정보를 만족할 만큼 얻고 있을까?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과 요구사항은 대도시 학부모들과 같았다. 다만 자녀 학교생활 평가와 기록에 대한 생각은 다소 차이를 보였다. 교육부가 학부모를 찾아 나섰다. 두 번째 소통의 장(場)은 경북 포항에서 펼쳐졌다. <편집자 주>

"과거 일체식 교육방식에서 미래 지향적 교육과정 설명을 듣고 나니 속이 후련하고 안심이 되네요" "교사에 대한 신뢰감도 더욱 강해진다는 느낌이 들었고요" 이사를 고민하고 있다는 중 3학년 학부모 최경해(가명)씨 설명이다. 타지역(서울이나 대구)으로 이사를 가겠느냐는 질문에 최씨는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가 무엇인지, 충분히 토론하고 아이 입장을 들어보고 난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찾아가는 학부모 설명회 '학교이야기로의 초대' 가 12일 경북 포항지역 학부모들을 만났다.


대부분 학부모들은 기대와 불안감, 자녀 입시에 대한 고민이 컸다. 특히 바뀌는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했다. 교육과정의 변곡점에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충분한 설명이나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특히 디지털혁명에 따른 교육과정의 변화는 아이들의 삶 속으로 들어왔고, 새로운 교실혁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강연에서 주성혜(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미래사회와 학교교육의 변화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주제로 학부모들과 대화를 이어갔다.

주 교수는 "사회는 개개인이 행복한 어른이 되는 것을 돕기 위해 교육의 제도를 만들고 실천한다. 하지만, 우리아이들은 이러한 취지가 실현되는 교육 제도와 환경을 제대로 누리고 있을까? 건강하고 창의적인 인재로의 성장을 위하여 부모와 학교가 함께 도전해야 할 것들을 고민해보자"고 말했다.


◆"학교교육, 이렇게 바뀌고 있습니다" = 설명회는 우선 학부모들이 궁금해 하는 교실수업에서 출발했다. 박지은(경북외국어고등학교) 교사가 강사로 나섰다. 토의 토론, 하브루타, 비주얼씽킹, 거꾸로 수업, 프로젝트 수업에 대한 설명을 했다. 학부모들은 설명을 놓치지 않고 적었다. 학생성장을 위한 학교현장의 수업·평가·기록의 실제와 변화과정 설명에 빠져 들었다. 고1 학부모인 지 모 씨는 "우리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공부방법이네요. 정확히 무슨 내용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이 미래를 위한 교육방법이라는 점에는 공감합니다"

박 교사가 수업과 학생 성장을 돕는 과정중심 평가 방식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설명했다.

교육과정을 분석하고 피드백을 제공하고,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와 기록이 일체화 될 수 있도록 하는 교사활동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했다. 수업시간에 진행하는 프로젝트 사례도 소개했다. 인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제해결 능력과 미래 핵심 역량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중심을 둔다고 강조했다. 박 교사는 "공부를 시험과 동의어로 생각하는 학생들을, 지식으로 채워진 컴퓨터가 아니라 지식을 지혜롭고 현명하게 활용하고 적용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시키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하자 박수가 터졌다.

"창업은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 것"│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강연하는 조동인 대표.

◆미래설계? '창업'이 답이다! = 설명회가 열리는 포항공대 포스코국제관 국제회의장에 잠시 어색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갑자기 학생 창업이야기가 왜 나와요?" 한 학부모가 반문했다.

강사로 나선 조동인 미텔슈탄트 대표가 '기업가정신'을 주제로 이야기를 펼쳐갔다. 현재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인 불안과 두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창업'이라고 강조했다. 문제의 본질은 주변 환경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며 성장하지 못한 자아는 끊임없이 문제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청소년이 실천할 수 있는 기업가 정신 사례를 소개했다. "창업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일을 일으키는 것이며, 다른 말로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흔히 창업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소득이나 금전을 떠올리는데 그것은 창업의 본질적인 요소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창업은 수많은 선택과 결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문제해결 절차로 △관찰하기 △문제 정의하기 △해결방법 고민하기 △행동하기 △결과보고 분석하기 등을 제시했다. 호기심과 창의성, 자기주도적 문제해결력, 의사결정 능력 등의 소위 핵심 역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현재 한국 교육이 풀어야 할 과제를 지적했다.

특히 그동안 가정과 학교에서 아이들 삶에는 '내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결정과 선택에 자기 자신보다 부모나 교사의 영향이 컸다는 것이다. 타인이 결정해준 길을 열심히 따라가는 것이 교육이라고 믿게 했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왜 학교 현장에서 문제중심학습(PBL)이나 프로젝트학습과 같은 수업 혁신이 필요한지 사례중심으로 풀어나갔다. '나'를 발견하기 위해서라는 것. 현상에 대한 궁금증과 질문에서 시작하여 두려움 없이 문제에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을 길러주려면 학생들을 문제와 탐구에 노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이 스스로 질문하고 대답하는 수업과 일상에 익숙해지도록 가정과 학교에서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수업과 평가 역시 현재보다 더 다양화되고, 학생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조 대표는 "최근 기업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은 스스로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문제해결역량'이 뛰어난 인재"라며 "매뉴얼 없이 아무것도 못하는 지식인은 미래 사회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며 자기주도학습을 위해 부모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모로서 부족함을 깨달았고 반성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꿈을 꿀 수 있는 학교교육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불안해하는 부모보다 무관심 한 듯 기다려주는 부모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설명회에 참석한 부모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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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글 사진 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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