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전직 단체장' 공천전쟁 시작됐다

2019-07-31 11:50:32 게재

경기도 전 단체장 11명 출마 확실시

대부분 현역 국회의원들과 당내 경선

제21대 국회의원 총선을 향한 공천경쟁이 본격화됐다. 선거일인 2020년 4월 15일까지는 아직 9개월 넘게 남았지만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이달 말로 사실상 권리당원 모집이 끝나기 때문이다. 내년 2월쯤 후보공천을 위한 당내 경선이 시작되는데 최하 6개월 간 당비를 낸 당원에게 후보선택권이 주어진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60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경기도의 경우, 벌써부터 물밑경쟁이 뜨겁다. 대표적인 곳이 전직 시장·군수들이 출마하는 지역이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불출마 또는 공천탈락 등으로 경기도내 기초단체장이 대거 물갈이 됐는데, 이들이 내년 총선에 도전하면서 현역 국회의원과의 한판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자천타천으로 내년 총선 출마가 거론되는 전직 단체장들은 경기도에서만 13명에 달한다. 민주당에서는 김만수 전 부천시장을 비롯해 양기대 전 광명시장, 최 성 전 고양시장, 유영록 전 김포시장, 김윤식 전 시흥시장, 제종길 전 안산시장, 조병돈 전 이천시장, 김선기 전 평택시장 등이 거론된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정찬민 전 용인시장과 공제광 전 평택시장, 이석우 전 남양주시장, 김선교 전 양평군수의 출마가 거론되고, 무소속인 김성제 전 의왕시장도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들 전직 단체장들 가운데 민주당 제종길·조병돈 전 시장을 제외한 11명은 총선 출마가 확실시되고 있다. 현재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제종길 전 안산시장과 조병돈 전 이천시장은 주변의 권유는 있지만 출마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에 출마하려는 민주당 전직 단체장들은 대부분 현역 국회의원들과 공천 경쟁을 벌여야 한다. 김만수 전 시장은 출마지역으로 부천 오정(현역의원 원혜영)과 원미을(설 훈)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최 성 전 시장은 고양을(정재호), 유영록 전 시장은 김포갑(김두관), 김윤식 전 시장은 시흥을(조정식)지역 출마를 준비 중이다. 김성제 전 시장 역시 현재 무소속이지만 민주당에 입당해 과천·의왕(신창현)에 출마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현역 국회의원과 경쟁에서 이겨야 본선 무대로 진출할 수 있다.

정찬민 전 용인시장은 의원직을 상실한 이우현 전 한국당 의원 지역구인 용인갑에 출마할 예정이고 공제광 전 시장은 평택을(바른미래당 유의동), 양기대 전 시장은 광명을(무소속 이언주), 김선기 전 시장은 평택갑(자유한국당 원유철) 출마가 예상된다. 이석우 전 남양주시장은 남양주을(민주당 김한정), 김선교 전 군수는 여주양평(바른미래당 정병국)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역 국회의원들과 당이 다르기 때문에 당내 경선에 대한 부담은 상대적으로 덜 하다. 하지만 원외 인사 등 다른 후보들과의 경쟁 역시 만만치 않다.

경기도내 민주당 소속 시·도의원들은 "이달 말로 끝나는 권리당원 확보 과정부터 소리 없는 '총성'이 오가고 있다"면서 "현역 국회의원들과 전직 단체장들이 맞붙는 곳은 이미 전쟁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현역 국회의원의 프리미엄과 기초단체장 직을 수행하며 인지도와 지지도를 쌓아온 단체장의 '파워 게임'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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