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철거반대 집회가 홍준표 유세장?

2019-08-16 12:14:51 게재

"내년 선거 잘하자"

창녕고향 출마설

경남 창녕에서 열린 농민집회가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의 '유세장'으로 둔갑했다.

4대강 보 해체 저지 범국민연합 창녕함안보 대책위원회는 지난 14일 창녕군 길곡면 창녕함안보 주차장에서 '창녕함안보 철거 저지 강력투쟁 궐기대회'를 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오 4대강 보 해체 저지 범국민연합 대표와 홍준표 전 대표, 조해진 전 국회의원과 하종혜 창녕함안보 해체 반대 추진위원장을 비롯한 창녕·함안 농민 등 1500여 명이 참석했다. 보 개방 반대 농민들은 "창녕함안보는 저수지 역할을 하면서 가뭄 때는 용수 공급을, 홍수 때는 수위 조절을 하는 등 농민들 생존권과 직결돼 있는 보"라며 "창녕함안보를 철거할 경우 농업용수 부족으로 영농 차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이날 격려사를 통해 "친북좌파 정권이 들어와 나라가 경제적, 외교적으로 어려워지고 안보가 위태로워졌다"며 현 정권을 비판했다. 그는 또 "이 정권 들어와서 왜 4대강 보를 없애려 하느냐. 바로 이명박 정권의 업적이기 때문"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좌파들이 또 이기게 되면 4대강 보 철거는 무조건 추진을 할 거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년 선거에서 한 번 잘하자. 선거 한 번 잘못하니까 '쪼다'들이 들어와 가지고 나라를 망치고 있지 않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행사 후 "오늘 고향 방문이 고향 출마설과 관련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홍 전 대표는 인상을 쓰며 "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고향인 창녕을 포함한 지역구(밀양창녕함안의령) 출마설이 돌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 지역구 의원인 엄용수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당선무효형인 실형을 선고 받았다.

기자들이 "오늘 이 지역구 엄용수 의원의 항소심이 열렸는데 그걸 알고 온 것이냐"고 재차 묻자 "(엄 의원) 재판이 있는지도 몰랐고 이재오 (전) 장관에게 일주일 전 권유를 받고 내려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출마에 대해서는 내년 1월에 밝히겠다"고 자리를 피했다.

환경부는 지난 2월 4대강조사위원회 권고에 따라 16개 보 중 금강·영산강의 5개 보를 사실상 해체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며, 국가물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올 연말까지 낙동강·한강 보 해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낙동강 수질개선을 위해 보 개방에는 찬성하면서도 "농업용수 고갈 등 피해가 없도록 사전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차염진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