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해상담(서울 지역) 4년새 7배 급증

2019-10-28 11:06:32 게재

SNS에 영상 확산, 상처 숨기던 종전과 달라 … "부처 통합 지원체계 강화"

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 '극단적 선택'으로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자해 상담 건수도 급증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서울특별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따르면 서울지역 청소년 자해 상담 건수는 2015년 1608건에서 2018년 1만733건으로 7배 정도 늘었다.

신은정 중앙자살예방센터 부센터장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들의 상당수가 생전에 자해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청소년 자해 영상이나 사진 등이 확산되는데, 이는 자신의 상처를 숨기거나 은밀하게 행동에 옮기는 종전 자해 시도자들 양상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고위험 아이들에 대한 관리뿐만 아니라 극단적 선택으로 내모는 유해환경을 보다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영상콘텐츠 가이드라인 등 관련 제도들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소년 사망원인 1위 '극단적선택' = 여성가족부는 28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청소년기 극단적 선택이나 자해 예방을 위한 토론회'를 연다.

이번 토론회는 청소년 관련 이슈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정책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하는 '청소년정책 이어가기 토론회(릴레이 포럼)' 중 2번째 포럼이다. 청소년과 관련 전문가 등 1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여가부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율은 2017년 기준 인구 10만명 당 7.7명이다. 또한 청소년 사망원인 중 가장 많다. 최근 3년간 극단적 선택과 자해를 시도한 청소년도 매년 2000명 이상이다.

2016년 한국 아동·청소년 인권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이 극단적 선택을 하고 싶은 이유'로는 '학교 성적(40.7%)'이 가장 많았다. 이어 '가족 간 갈등(22.1%)' '선후배·또래 갈등(8.3%)' 등의 순이다.

안해용 경기도교육청 학생위기지원단장은 발제문을 통해 "최근 청소년 자해는 인터넷이나 음악, 영화 등 문화 산업 전반에 등장하고 있으며 친구들끼리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며 "자해는 학생이 도움을 요청하는 아주 강력한 신호이므로 제때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안 단장은 또 "관련 부처에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극단적 선택을 하는 청소년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며 "교육부와 여가부, 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 통합 지원체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사양육 단계인 교대와 사범대에서 위기학생 지원에 대한 과목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후기청소년인 대학생 위한 대응 매뉴얼 필요" = 현장에서는 후기청소년인 대학생을 위한 대응 매뉴얼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성원 한양대학교 한양행복드림상담센터 상담교수는 발제문을 통해 "10대 및 20대 사망원인 1위가 극단적 선택인 현실에서 대학생시기의 위험성은 매우 심각하다"며 "하지만 청소년들을 위한 주요 정책과 방안들이 대학생에게 그대로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극단적 선택 및 자해 위기청소년 상담 매뉴얼을 대학생에게 적용했을 때 내담자의 동의나 부모 상담을 병행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대학기관에 맞는 대응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효식 여가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청소년이 맞닥뜨리는 크고 작은 각종 고민과 위기상황을 해소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극단적 선택이나 자해 예방 및 사례관리 프로그램 등 위기상황과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여가부는 이번 토론회 결과를 토대로 △극단적 선택 예방 지역 게이트키퍼 양성 △적절한 시점에 위기 청소년에게 개입하는 청소년동반자 배치 △청소년 상담채널(1388)을 통한 상담서비스 △극단적 선택이나 자해 조장 음악 점검, 유해매체물 유통 차단 등에 나설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17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극단적 선택이나 자해 등 고위험 청소년을 위한 집중 사례관리 프로그램도 시범 운영한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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