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행, 블록체인 시스템 활용해 채권 발행

2019-12-06 10:56:54 게재

중국 내 최초 시도 … 소형·영세기업 대상, 200억위안 규모 채권 발행

중국은행이 소형·영세기업을 대상으로 200억위안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면서 중국 최초로 블록체인 회계 시스템을 활용했다.

5일 중국 경제일간 21세기경제보도는 "3일 중국은행이 채권을 발행하면서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시스템을 사용했다"면서 "이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국내 최초 채권 발행 부기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중국은행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현재 채권발행 준비, 회계 제출, 가격 책정 등의 3단계로 구성돼 있다. 채권 발행인, 회계 책임자, 수탁사, 직접 투자자와 같은 4가지 주체의 접근권한 사용을 지원하는 동시에 채권 생성, 정보 유지 보수, 공시 발표, 수탁사 구성, 네트워크 파일 관리, 채권 구매 신청, 주문 요약, 가격 책정 등 8가지 기능을 구현했다.
중국은행의 홍콩 지점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채권 발행에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면 채권 발행 프로세스에서 정보 비대칭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블록체인의 분산원장 기술을 통해 체인 정보가 전체 네트워크에 실시간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단일 노드 계정으로 인한 오류 위험이 줄어들고 정보 보안에도 도움이 된다. 또 실시간으로 체인에 저장할 수 있는 채권 정보 외에도 투자 결정과 관련된 기타 정보를 체인에 기록해 모든 참가자가 참조할 수 있다. 체인에 올라간 정보가 변경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보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개선하고 정보의 비대칭성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뿐만 아니라 채권 발행 비용을 줄이고 채권 발행 효율성을 향상시킨다. 블록체인의 스마트 계약 기술은 채권 발행을 자동으로 실행하고 복잡한 처리 프로세스를 자동화해 수동 개입을 줄이고 수동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 종이계약 인쇄 프로세스를 대체해 블록체인에서 계약 서명 인증을 처리할 수 있다. 또 참여기관들이 스마트 계약을 공동으로 설계하면 참여기관 간의 마찰을 줄이고 기관 간 통신비용도 줄일 수 있다.

후속 감사 및 관리도 수월해진다. 채권 발행과 관련된 정보는 수정불가능한 형태로 블록체인에 기록돼 채권 발행 프로세스의 소급 검증을 용이하게 할 수 있고 데이터 검증 작업량도 줄여준다. 블록체인 상의 정보는 필요에 따라 자동으로 보고서나 통계를 생성해 거래 후 관리를 쉽게 해준다.

한편 중국은행이 발행한 채권은 2년 만기 고정 금리 품목으로 액면금리가 3.25%였다. 보통 상업 은행은 3년 또는 5년 만기의 국내 금융 채권을 발행하지만 이 채권은 보기 드물게 만기 2년짜리인 것. 실제 이 채권은 중국 내 대형은행이 최초로 발행한 2년 만기 금융채다.

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은행은 자금 운용 프로젝트와 시기를 일치시키고 채권 품종을 다양하게 해 국내 고등급 채권의 시장 수익률 곡선을 개선하고 편드 등 비금융기관 투자자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금융채권에 대한 2차 시장의 유동성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 2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지난해 11월 민간기업포럼이 열린 후 국유 대형 은행은 민간기업, 중소영세기업 대출을 위해 노력했다. 국유 은행은 자본조달 비용이 낮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 중국은행의 경우 9월말 기준 포괄적 금융 대출잔액은 전년 말 대비 35% 이상 증가했는데 이는 다른 분야 대출 성장률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대출 고객의 수도 4만명 이상 증가했는데 포용적 소형 영세 기업 대출 금리는 5%를 넘지 않는다.

이 신문에 따르면 국유은행의 적극적 영업으로 인해 많은 중소기업이 대출을 더 많이 받고 대출 비용도 더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장성의 한 중소기업 재무담당자는 "올해 국유기업이 제공한 대출 금리는 기준 대비 10% 이상 낮았는데 이는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공기업 대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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