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교역확대로 무역전쟁 위기 극복해야
미중 무역전쟁, 홍콩 사태 그리고 한일 무역갈등 등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무역의존도가 87%로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로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수출이 12개월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내수 부진과 맞물려 올해 경제성장률이 2%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은 보호무역과 자국 중심주의로 나아가고 있다.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지난 수십년간 총 4조 달러가 넘는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중국과 통상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합의가 지연되면서 중국의 미국 수출이 감소하고 중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이 많은 우리나라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일무역갈등으로 교역위축 확산 가능성
일본기업의 반도체 관련 제품과 소재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로 시작된 한일 갈등도 쉽사리 진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수출 규제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흔들어 전세계 IT 기업 뿐만 아니라 일본기업도 어렵게 한다. 한국은 2018년 말 기준으로 일본에서 약 60조원을 수입하고, 30조원을 수출했다. 일본에서 수입한 금액의 약 57%가 반도체 재료와 소재 산업이다. 한일 갈등이 앞으로의 상황 전개에 따라 여타 업종으로 교역 위축이 확산될 여지도 있다고 본다.
작년 기준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국은 중국(26%), 미국 (12%), 홍콩(7%), 일본(5%) 순이다. 홍콩을 포함하면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33%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미중 무역 전쟁과 한일 갈등으로 수입과 수출이 감소하면서 교역규모가 약 5% 줄어드는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위기를 잘 극복하면 오히려 기회가 된다. 우리나라는 교역 시장을 다변화하고 확대해야 한다. 한국은 세계 5위의 제조업 중심 국가이다. 우리나라보다 제조업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는 전세계적으로 중국, 미국, 독일, 일본 정도이다. 한국은 수출·수입이 1조 달러가 넘는 세계 10위의 무역 강국이다. 이러한 강점을 살려 교역국을 아시아, 중동, 남미 그리고 아프리카 등으로 더 확대해 나가야 한다. RCEP(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 등 자유무역협정을 적극 활용하여 교역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RCEP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자유무역협정(FTA)으로, 11월 초 인도를 제외한 15개국이 협정문 타결을 선언했다. RCEP는 세계 인구의 절반과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거대 경제블록으로 우리나라의 교역확대에 기여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교역확대는 우리 경제 성장에 기여할 것이다.
RCEP, 세계인구 절반 세계GDP 1/3 차지
일본에 대한 반도체부품과 소재산업 의존도도 90%에서 20%까지 낮추어야 한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부품에 대한 수출규제에 대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산화와 다변화로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하고 있다고 본다.
일본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1965년에 일본의 GDP는 우리나라의 30배였지만, 지금은 3배로 축소되었다. 삼성전자는 일본에서 라디오 조립을 배웠다. 그렇지만 지금은 세계 최고의 IT 기업이 되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현재 400조원으로 일본에 있는 모든 전자 회사를 합친 것보다 매출액이나 순이익이 더 많다. 우리나라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1997년 IMF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등 수많은 역경을 잘 극복하고 이겨왔다. 세계 최고의 제조업 중심 국가로 거듭나야 한다. 우리나라가 교역을 더 확대하고 인공지능, 공유경제 그리고 소프트웨어 등 4차 산업혁명이라는 큰 변화의 물결을 따라간다면 가능하다고 본다. 이번 미국 무역전쟁과 한일 갈등을 우리 국력을 키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현재의 위기가 한국에게는 교역 확대를 위한 절호의 기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