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화환소비 160만개 증가 예상

2019-12-16 11:05:46 게재

8월 화훼산업발전법 시행

화환용 재사용 제한 효과

내년 8월 이후 국내 화환소비량이 160만개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월 농림축산식품부가 공포한 '화훼산업발전 및 화훼문화진흥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는 효과다.
꽃은 정서를 안정시키고 여유롭게 한다. 정부와 화훼농가들은 경조사 등 행사용에 치중된 꽃소비를 생활 속으로 확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사진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제공


화훼산업발전법은 국내 꽃소비에서 비중이 큰 화환용 꽃을 재사용하는 것을 차단하는 내용이 담겼다. 법 14조에는 생화를 재사용한 화환을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제작 또는 보관 진열할 때는 재사용 화환임을 표시하고 소비자 등에게 고지하게 했다. 그리고 법 15조, 16조에 재사용 화환에 대한 거짓표시를 금하고, 재사용 화환 표시여부나 위반여부를 조사할 수 있게 했다. 이를 어기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게 된다.

화훼산업발전법에는 경조사에 화환을 보내는 사람의 마음이 제대로 전달되게 하고, 국내 꽃시장도 활성화하는 효과도 담겨있다. 15일 농식품부와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 등에 따르면 국내 꽃시장은 경조사 등 행사용 시장 비중이 크다. 화훼자조금협의회는 70%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경조사에 사용하는 화환에 꽃을 재사용하고 있어 소비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농식품부 원예경영과는 화훼산업발전법을 공포하면서 경조사에 사용되는 화환이 연간 700만개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 중 20~30%가 재사용 화환으로 유통된다고 추정했다. 한 번 쓴 꽃을 다시 화환에 옮겨 사용하는 것을 막으면 연간 116만~161만개의 화환 사용이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정부와 화훼농가는 화훼산업발전법 시행을 계기로 2005년 이후 침체한 화훼산업에 활력을 일으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국내 화훼생산액은 2005년 1조100억원 규모에서 2010년 8500억원, 2017년 5600억원, 지난해 5385억원으로 줄었다. 수출액도 2005년 5200만달러에서 2010년 1억300만달러로 오르다 2017년 2400만달러, 지난해 1900만달러로 폭락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훼재배농가는 6918농가다. 전업은 5005, 겸업은 1913호다. 화훼재배 농가가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2285호)로 소비시장인 도시 근교에 재배농가가 밀집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104호)과 부산(320호) 같은 대도시에서도 화훼를 재배하고 있다. 전남은 재배농가 1074호 중 전업농가는 322호로 비중이 30% 수준이지만 서울은 전업비중이 98.1%, 부산은 99.7%에 이른다. 경기도도 전업비중이 95%가 넘어 도시근교에 특화된 모습을 뚜렷이 보인다.

국내 꽃소비를 주도하던 경조사 등 행사용 시장은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 이후 대폭 축소됐지만 2017년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화환은 10만원까지 제공 가능)으로 회생기반을 마련했다. 최성환 부경원예농협조합장은 "화훼산업발전법이 시행되면 꽃소비가 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법 취지를 살리고 국내 화훼산업을 발전시키려면 청탁금지법의 '화환 10만원' 조항도 상향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화훼자조금협의회는 늘어나는 수입 꽃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국(국화 종류) 생산량은 1억800만본, 카네이션 생산량은 2100만본이었다. 하지만 수입 대국은 1억1500만본, 수입 카네이션은 2300만본에 달하면서 수입량이 국내 생산량을 초과했다. 올해도 11월까지 수입량이 대국은 지난해 한 해 수입량인 1억1500만본에 달했고, 카네이션은 지난해 수입량을 넘어선 2800만본을 기록했다. 김윤식 화훼자조금협회장은 "국화는 국내시장의 60%를 수입산이 차지하고 있고, 카네이션 장미도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며 "난방비가 들어가지 않는 동남아 등에서 생산된 꽃과 가격경쟁을 하는 것은 쉽지 않고 검역강화 등으로 국내 농가들이 경쟁력을 갖출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지난달 27일부터 인천세관 농림축산검역본부 등을 방문해 수입산 화훼에 대한 대책 등에 대해 간담회를 가졌다. 김 회장은 "꽃을 접하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여유로워 진다"며 "어린 시절부터 꽃을 접할 기회를 많이 제공해 생활 속으로 꽃문화가 확산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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