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외교관 전문성 활용방안 만들 것"

2020-02-13 12:05:32 게재

이준규 한국외교협회장

이준규 신임 한국외교협회장(66·사진)은 최근 내일신문과 인터뷰에서 "전직 외교관의 전문성은 개인과 국가의 공동자산"이라며 "기초 지방자치단체 해외교류 지원과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도울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내일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는 이준규 신임 한국외교협회장. 사진 이의종 기자

이 회장은 지난달 3일 한국외교협회 제22대 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1978년 외무고시를 통해 외교관이 된 뒤 2017년 주일대사로 퇴직할 때까지 40여년간 직업외교관으로 일했다. 주뉴질랜드대사, 재외동포영사대사, 외교안보연구원장, 주인도대사, 주일대사 등을 지냈다. 중국 일본 업무는 물론 영사·통상·다자·양자 외교 모두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사단법인 한국외교협회는 1973년 출범해 전·현직 외교관 2000여명이 회원으로 있는 외교전문가 집단이다. 이 회장은 "한국외교협회가 시대 추세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 점이 있다"며 "외교협회가 후배 외교관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외교부 직원과 소통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10명 안팎의 현직 젊은 외교관과 '삼겹살토크' 등 작은 소통부터 시작했다.

한국외교협회는 올 초 '2020 정책제안'을 발간해 외교환경과 과제 등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정책을 널리 알릴 세미나를 개최하고 회원 및 정책고객과 소통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 회장은 "외교협회나 회원의 경험과 지혜가 더 많이 활용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과 소통, 특히 젊은이들과 소통에도 더 많은 역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대학생을 위한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이 성황리에 진행 중이다. 중학교 자유학기제 수업에 전직 외교관을 파견해 생생한 외교 경험을 전달하고 있는데, 고교 등 다른 분야로 확대 발전시킬 계획도 갖고 있다.

이 회장은 "유튜브 방송을 통해 국민과 직접 소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직 외교관의 외교전문성 활용 방안은 이 회장이 각별히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이다. 외교관은 60세 퇴직까지 30년 이상 외교 현장에서 경험을 쌓는다. 이 회장은 "외교관의 경험은 개인과 국가의 공동 자산"이라며 "외교협회가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를 해소해 나가는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기초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에 대한 전문적인 조언,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에 대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 회장은 1996~199년 주일본대사관 참사관에 이어 2001~2004년 주중국 대사관 공사참사관 겸 총영사를 지냈다. 특히 주중 대사관에서 일하던 시절 탈북자들의 국내 송환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응과 관련 "우리 국민의 안전이 가장 우선인 만큼 상대국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며 "우한교민 무사귀환에 큰 역할을 한 주우한총영사관의 대응에 90점 이상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외교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그는 "외교가 국가의 발전이나 번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외교에 투자하는 것이 가성비가 가장 높다"고 말했다. 미국외교협회(CFR)는 싱크탱크로서 활동이 활발하고 민간차원의 후원도 잘 이뤄고 있다.

이 회장은 주일대사 부임 전 주인도대사로 3년간 근무했다. 재임 중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방한이 이루어지는 등 한-인도관계 발전의 주춧돌을 놓았다. 이 회장은 "한-인도관계가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영역으로 발전해 뿌리를 튼튼히 내려야 한다"며 "인도에 진출할 때는 반드시 좋은 파트너 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일관계와 관련해선 "근본적인 인식 개선 없이는 해결 어렵다"며 "일본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설득과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전문은 내일신문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jJvJFEvFoOQ에서 볼 수 있습니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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