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야 시황 좀 알려줘 … 종목 추천해 줘"

2020-02-20 11:47:31 게재

인공지능 PB 시대 도래

"00야 미국 시황 알려줘" 하면 인공지능 스피커가 바로 시황을 알려준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뉴스를 분석해 미래 주가를 예측하기도 한다. 주인의 투자성향과 자산현황에 따른 종목 추천도 함께 한다.

이는 영화속의 일이 아니다. 요즘 증권가에서 내놓는 상품들이 이런 역할을 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투자상담사 역할을하면서 고액자산가가 아니라도 개인 PB(프라이빗 뱅커) 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일례로 미래에셋대우 'Dr.Big의 투자진단'은 고객 투자 패턴과 성과를 분석해 점수를 매기고, 다른 고득점 고객들과 비교해 장단점을 안내해준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 증권사들은 AI나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한 투자 서비스 개발이 활발하다.

투자 종목 선정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로는 삼성증권의 '주식선호분석', 미래에셋대우 '뉴스로 종목포착', NH투자증권의 '올댓 AI 리포트' 서비스 등이 있다.

삼성증권의 '주식선호분석' 서비스는 고객 맞춤형 종목 추천을 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AI 알고리즘이 고객 기본 정보와 최근 1년 투자 패턴을 분석하고, 투자 성향이 비슷한 다른 고객들이 선호하는 종목까지 참고해 실제 투자로 이어질 만한 종목들을 찾아낸다. 이 중 각종 지표 분석 등을 통해 일주일 뒤 주가 상승 확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7개 종목을 매주 고객에게 추천해준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과거 상황을 토대로 실험한 결과 AI가 76%의 확률로 주가 등락을 맞혔다"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의 무료 온라인 금융서비스 플랫폼인 엠 클럽 서비스에는 '뉴스로 종목 포착'이 있다. 뉴스에 따라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경우가 많다는 원리를 바탕으로 뉴스 속 핵심키워드를 추출해 관련종목의 상승·하락 확률은 물론 해당종목의 예상가격 범위까지 제공한다. 최근 해당 종목의 변동성을 반영해 예상가격 범위를 제시한다. 투자성향에 따라 단기중기 투자도 가능하다. 뉴스로 종목 포착은 단기(5영업일)와 중기(20영업일) 전망을 매일 제공하며 각 전망 별로 일간 최대 10개 종목까지 서비스한다.

NH투자증권의 '올댓 AI 리포트' 서비스는 국내 모든 증권사가 내는 보고서들을 AI가 분석해 매일 가장 유망한 종목을 하나씩 추천한다. 알고리즘은 최대 5개의 종목만 포트폴리오에 담고 선정된 종목을 5일 이내에 매도하는 것을 원칙으로 추천하며, 추천에 따라 투자할지는 고객이 결정한다. 알고리즘은 국내외 시장을 쉬지 않고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투자자의 시간과 노력을 줄여주고 개인이 놓치기 쉬운 시장 변화까지 전략에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인 투자자들에겐 '언제 사서 언제 팔까'도 큰 고민이다.

이때에는 매매시점을 알려주는 유안타증권의 '마이티레이더' 서비스가 유용하다. 이 서비스는 AI가 종목별 주가 차트에 '햇빛(상승) 구간'과 '안개(하락) 구간'을 예측해 표시해준다. 가령 현 시점이 햇빛 구간 안에 있다면 아직 더 오를 수 있으니 기다렸다가 팔라는 것이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9월 국내외 시황, 투자정보 등을 KT의 AI 스피커 기가지니에 넣어 '대신 금융서비스'를 시작했다.

말 한마디만 하면 인공지능 스피커가 시황을 알려주고 증권사 3곳의 주식정보를 화면에 보여준다. 대신 로보어드바이저는 빅데이터 기반의 AI 알고리즘으로 최적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제공한다.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이 대표적이다. 그룹의 금융IT 역량을 집약시켜 자체 개발한 '대신 로보어드바이저'서비스는 인간의 주관적 판단을 배제하고 100%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운용된다. 국내외 ETF에 자산배분전략을 활용해 변동성을 낮추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일반 펀드와 달리 24시간 시장을 감시하고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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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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