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업체 "니켈 늘리고 코발트 줄여라"

2020-03-10 10:34:47 게재

주행거리 확보·원가절감

배터리제조업체들은 이차전지 양극재 소재에서 니켈 함량을 늘리고 코발트를 줄이는데 집중한다.

특히 코발트 함량은 양극재 가격을 좌우하고 이차전지 전체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소재다. 양극재가 이차전지 전체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배터리 용량이 커진다. 다만 안정성은 약화된다.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담당하는 소재가 바로 코발트다. 또 부피와 무게를 줄이는 역할도 한다.


이차전지 양극재에는 니켈 코발트 망간을 혼합해 리튬과 결합한 리튬 메탈 산화물 형태의 삼원계 양극재가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이차전지에 주로 쓰인다.

예전에는 세 금속을 1대1대1로 혼합한 NCM111을 주로 썼다. 최근에는 니켈 비율을 50% 이상 높이고 코발트 비율을 20%로 낮춘 NCM523, NCM622 양극재가 주로 쓰인다.

일부 업체는 NCM811을 적용한 전지를 양산하면서 니켈 비율을 높이고 코발트 비율을 낮추고 있다. 테슬라 전기차에 장착되는 NCA 양극재는 니켈 비율이 85% 이상이며 코발트 비율은 10% 이하다.

코발트 가격이 비싼 것은 희소성 때문이다. 휘코발트석이라는 광석에서 생산되기도 하지만 구리 니켈 광석에서 부산물로 주로 얻는다. 대부분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 매장돼 있고 채굴과정이 쉽지 않다. 다른 금속에 비해 공급 확보가 어려워 값이 비싸다.

코발트 가격은 2018년 1분기에 kg당 94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가파르게 하락해 지난해 30달러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3분기 들어 급격히 상승세를 보여 런던금속거래소 기준 코발트 국제 거래가격은 kg당 37달러 수준으로 전달 대비 17.5% 올랐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전기차 배터리업체 생산차질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코발트 가격은 급락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코발트 가격 상승 요인으로는 세계 최대 코발트 광산업체 글렌코어가 무탕가 광산의 코발트 생산을 중단한 것을 들 수 있다. 이 광산은 세계 수요량의 20% 수준을 생산한다. 또 배터리업체의 연구개발로 이차전지에서 코발트 비율은 낮아지고 있으나 이차전지 수요가 급등해 전체적으로 코발트 수요는 상승하고 있다.

배터리업체들은 현재 코발트 가격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격이 어떻게 변화할지 주시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업체 3사들은 각사 특성에 맞게 양극재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LG화학은 3세대 전기차 시장(주행거리 500~600km)에 대응하기 위해 NCM712와 NCMA 배터리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NCMA는 양극재 조성이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으로 구성된 배터리다. 니켈 함량이 85~90% 수준에 도달한다.

LG화학측은 NCM712는 올해 양산을, NCMA는 2022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이 개발중인 NCM9½½배터리는 니켈ㆍ코발트ㆍ망간 비율이 90% 5% 5%이다. 양극재 내 니켈 비중을 높이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어 1회 충전에 5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NCM622를, 지난해는 NCM811을 업계 최초로 상업화했다. 앞으로 니켈 비중을 94% 이상까지 올린 양극재 적용 기술과 고효율 실리콘 음극재 등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배터리 용량을 늘리기보다는 안전성을 높이는 것을 기본적인 가치로 내세운다. 안전성 확보를 기본으로 차별화 소재 개발을 통해 에너지밀도 향상에 집중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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