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욱 대림회장, 사내이사 포기

2020-03-13 10:54:58 게재

재판 과정에서 나타날 리스크 해소 … 내부거래 차단 대외적 선포

이해욱(사진) 대림산업 회장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내이사 연임을 포기했다. 최근 오너 일가의 일감몰아주기 경영에 제동을 걸자는 주주들의 움직임과 사익 편취 등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림산업은 12일 이사회를 열고 이사회 중심 전문경영인 체제 강화를 선언했다. 이 회장은 사내이사 연임을 하지 않기로 하고, 그룹 회장 역할에 중점을 둔다. 27일 주총에서 이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이 집중을 받을 것으로 보이자 이 회장이 전격적으로 포기를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대림그룹 호텔 브랜드인'글래드'(GLAD) 상표권을 자신과 아들이 100% 보유한 회사에 넘겨주고 글래드호텔앤리조트가 이를 사용하게 하는 수법으로 수익을 챙긴 혐의로 기소돼 첫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이 회장은 2017년 운전기사에게 상습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로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대림은 우선 이사회 내에 설치된 내부거래위원회 독립성을 강화하고, 위원 전원을 사외이사로만 한정하기로 했다. 기존 내부거래위원회는 사외이상 3명, 사내이사 1명 등 총 4명이 배치됐다. 내부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 감시와 계열사간 내부거래 활동을 점검하는 기구다. 대림 측은 "이 회장의 사내이사 포기는 일감몰아주기와 사익편취와는 무관하고, 이사회 중심 경영을 위한 결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림은 기존 건설사업과 함께 석유화학, 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의료용 소재를 생산하는 미국 석유화학회사를 인수해 체질개선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의료용 소재 회사 인수로 코로나19 테마주로 거론되기도 한다.

지난해 대림은 주택사업과 석유화학사업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하는 성과를 냈다. 대림산업은 이날 이사회에서 필름사업부문을 단순·물적 분할해 대림에프엔씨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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