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석제범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원장

"전문인재양성이 AI(인공지능) 경쟁력 확보 지름길"

2020-03-17 12:41:58 게재

미·중·일에 뒤쳐져 … 세계적으로 인재공급부족

AI대학원·이노베이션아카데미 등 집중지원

"미국 중국 일본 등에 뒤쳐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너무 비관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인재양성을 통해 그들에 뒤처지지 않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석제범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원장은 '우리나라 인공지능(AI)경쟁력이 경쟁국가에 비해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기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의 목소리에서는 담담하지만 확고한 의지가 느껴졌다.

그는 "AI기술은 전문적인 수준에서 생활 속 활용기술까지 다양하게 필요하다"며 "우리가 갖고 있는 한정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다양한 인재를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3일 내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석제범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원장이 인공지능(AI) 경쟁력과 인재양성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이의종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주요국가는 AI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AI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4차산업혁명시대에 핵심기술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내일신문은 석 원장으로부터 국내 AI기술의 현주소와 인재양성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우리 AI경쟁력을 선진국과 비교한다면

매년 AI기술 경쟁력과 관련해 미국 중국 일본 등과 비교한다. 몇 년 전까지는 중국보다 앞서있다는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비교대상 가운데 가장 경쟁력이 낮다.

AI인재는 세계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수요는 100만명인데 공급은 30만명 수준이다. 30만명 가운데 핵심인재는 2만2000여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기준으로 핵심인재는 미국이 1만295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2525명) 영국(1475명) 독일(935명) 순이다. 한국은 405명으로 11위 수준으로 평가된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국내에서 2022년까지 AI인재가 7000명 이상 부족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올해 추진하는 AI인재양성 관련 주요 사업은

세계 각국은 대학에 AI관련 학과와 학위과정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특히 중국은 2020년까지 AI관련 학과와 전공 100개 개설을 추진 중이다.

정부 방침에 따라 기존 AI대학원 사업을 확대·개편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AI대학원을 AI고급·전문인재양성에 집중하고, 기존 AI융합연구센터를 AI융합인재양성 중심으로 개편하고 있다.

올해 AI대학원 3개와 AI융합연구센터 4개를 선정해 지원할 예정이다. 두 사업 모두 사업공고를 했고 신청접수중이다. 4월중 최종 선정대학을 확정할 예정이다.

올해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하는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를 통해서도 AI관련 인재가 나올 것이다.


■AI대학원과 AI융합연구센터 차이점은

두 사업 모두 대학에서 AI관련 고급인재를 양성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세부 운영내용과 지원규모 등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다. AI대학원은 AI관련 학과를 중심으로 최고 수준의 AI알고리즘·시스템 등을 설계·개발하는 전문가를 양성한다. 융합연구센터에 비해 지원기간이 길고 지원금도 많다. 최대 10년간 190억원을 지원한다. 지난해 5개를 선정했고, 올해 3개를 추가한다.

AI융합연구센터는 AI관련학과와 다양한 학과가 협업해 혁신을 주도할 AI융합인재 양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올해 들어 운영방향을 기존 연구성과 도출에서 인재양성으로 바꿨다. 정부는 AI대학원과 AI융합연구센터를 26개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교수자원 부족으로 인한 인력양성계획 실효성 논란이 있다.

국내 대학들이 교수요원이 부족해 AI인력양성관련 지원을 받을 준비가 덜 돼있다는 지적을 알고 있다. 그 때문에 지원 대학원 선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한 항목이 우수한 전임교원 확보 여부와 계획이다. 지난해 선정한 5개 대학은 해외 대학이나 기관, 국내 기업 등에서 적극적으로 전문가를 채용했다. 상당히 수준 높은 분들이 온 것으로 안다. AI인력양성기관으로 선정된 대학원들과 정례적인 회의를 통해 점검하고 있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를 도입한 배경과 기존 인재양성시스템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4차산업혁명시대에 요구되는 혁신적인 인재양성을 위해서다. 우리 세대가 고민해 봐야 할 것은 일자리 개념이 많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근무형태는 일이 있을 때 과제중심으로 모여서 일하고 끝나면 헤어지는 방식이 확산될 것이다. 이런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선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사고방식과 협업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알아야 한다.

기존 인재양성시스템과 가장 큰 차이는 자기주도학습이다. 교수와 교재가 없다. 각종 인터넷 자료, 동영상 또는 동료를 통해 학습한다. 팀 위주로 문제를 해결하는 교육방식이다. 여서기 중요한 것이 동료간의 평가다. 주어지는 과제를 교육생 스스로 학습하고 동료들이 평가한다.

아카데미에서는 취업까지 연계해 지원하지는 않는다. 중간에 그만두어도 된다. 고급개발자가 되겠다는 목표가 있으면 끝가지 간다. 본인의 선택이다. 선택에 따라서 최고에 올라가는 사람들, 아니면 중간단계에 가는 사람들이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250명 뽑는데 1만명 이상 몰렸다. 대학입학 예정인 사람. 대학 재학생, 기업 다니던 사람 등등 정말로 많은 소프트웨어에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왔다.

■올해 5G+ 전략산업 R&D 지원은

올해 985억을 투입한다. 네트워크장비 차세대스마트폰 AR·VR(증강·가상현실)디바이스 커넥티드로봇 정보보안 등 관련 기술개발에 총 885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5G 장비와 단말부품 개발에도 100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소형셀(28GHz) 기지국 SW 초기 확보와 광통신 장비에 들어가는 핵심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고도자율주행을 지원하기 위해 대용량 빅데이터 전송을 위한 5G-V2X 통신기술도 확보할 예정이다.

■ 6G 기술개발도 시작했는데

2030년 상용화 목표로 R&D는 초기단계부터 대학과 민간기업 참여로 선도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국제 표준화 착수와 함께 민간기업 주도로 상용기술 확보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조만간 예비타당성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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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우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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