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환율 … 외환보유고 걱정 없나

2020-03-18 12:03:15 게재

정부·한은, 대외순채권국 '자신감'

급속한 이탈시 달러유동성 우려 높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가 빠져나갈 조짐을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적정한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는 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적정한 외환보유액 규모는 정답이 없다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국제통화기금(IMF)나 국제결제은행(BIS) 등이 권고하는 적정 규모를 근거로 삼는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현재 외환보유액은 IMF 기준으로는 충분하지만, BIS 기준에는 미달한다. 외환보유고를 더 튼튼하게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대체로 BIS기준을 근거로 제시하기도 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091억7000만달러 수준이다. 단순 외환보유액 규모로 보면, 2008년 금융위기(2012억2000만달러)와 1997년 외환위기(204억1000만달러) 때에 비교해 크게 늘어났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하는 기준에도 450억달러 이상 더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IMF는 한 국가의 수출액과 통화량, 단기외채, 기타부채 등을 가중 평균해 적정 외환보유액을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BIS는 좀 더 보수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BIS는 한 국가의 적정 외환보유액과 관련 △3개월치 경상지급액 △유동외채 △외국인 상장 증권자금의 1/3 수준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의 적정 외화보유액은 최소 6000억달러에서 많게는 8000억달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4000억달러가 넘는다고 하지만 주로 미국 국채와 모기지 채권 등으로 알고 있다. 바로 현금화가 쉽지 않다"며 "미국이 코로나19 대유행 조짐을 보이니까 연준이 7000억달러를 풀어도 금융기관에서 민간으로 돈이 풀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달러 유동성이 급변하고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최소 8000억달러 이상의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와 한은 등은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한 해에 500억달러 이상 흑자를 보이고, 정부와 민간이 해외에 가지고 있는 순대외채권도 충분해 외환시장 변동성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한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대외채권 규모는 9475억8100만달러로 대외채무(4699억9800만달러)에 비해 훨씬 많다. 더구나 단기대외채권도 5721억3700만달러로 단기대외채무(1344억9600만달러) 수준을 크게 넘어선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외환위기를 겪은 우리나라는 외환시장에 대한 관리를 할 능력을 갖고 있고, 충분한 달러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외화자금을 운용하고 있다"며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스트레스테스트도 보수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외환시장이 불안해지면서 미국이나 일본 등과의 통화스와프 체결 필요성도 나온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30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가 위기 극복에 큰 도움을 줬다는 경험도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6일 임시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외환 건전성이 낮아질 때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는 상당히 훌륭하고 유용한 대안으로 외환시장 불안을 잠재울 훌륭한 안전판"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정부와 한은은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 추진에 대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백만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