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불복 영구제명' 엄포 안 통하네
2020-03-18 12:18:44 게재
문석균·민병두 출마 강행
오제세 "조만간 탈당"
"지지층 지지 호소 차원"
이 대표의 '복당 불허방침'이 '무소속 출마 불가'보다는 지지층에게 당에서 공천한 후보를 찍어야 한다고 정리해준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18일 민주당 오제세 의원은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주중 탈당에 이어 무소속출마를 선언하겠다"면서 "충북 청주시 서원구에 전혀 연고도 없는 사람을 친문이라는 사람을 내가 비문이라는 이유로 내리꽂는 잘못된 공천에 승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의 '영구제명' 발언에는 "개의치 않고 있다"고도 했다.
민병두 의원은 전날 내일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동대문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면 복당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사랑의 매로 생각한다"며 "부모는 자식을 품는다"고 했다.
문석균 전 의정부갑 지역부위원장 역시 이날 출마선언을 예정대로 강행하면서 공천불복을 확인했다.
문 전 부위원장은 "민주적 절차, 공정한 경선이라는 최소한의 요구를 했던 당원동지를 배신했다"며 "민주당은 의정부시와 전혀 연고도 없는 후보를 공천했다"고 비판했다.
그러고는 "반드시 살아서 의정부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겠다"고도 했다.
차성수 전 금천구청장도 공천에 불복, 무소속 출마가 예상된다.
민주당의 모 수도권 중진의원은 "총선 이후에는 국회의장도 가져와야 하고 국회운영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대선을 치르려면 국회의원 모두 끌어모아야 한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다"면서 "영구 제명이라는 게 당헌당규상 가능하지도 않고 그렇게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의 발언은 지지자들에게 당에서 공천한 사람을 찍으라는 일종의 정치적 메시지로 읽어야 한다"면서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민주당 내에서는 20대 총선에서 이해찬 대표와 홍의락 의원이 공천불복→탈당→당선→복당을 거쳤다. 18대 총선이 치러진 2008년에는 유성엽, 박지원의원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2009년 재보궐선거에서는 정동영 의원, 신건 전 의원이 같은 경로를 밟았다.
2000년 16대 총선전에는 공천탈락후 무소속으로 출마, 당선된 박주선 강운태 이정일 이강래 의원이 같이 새천년민주당에 복당하기도 했다.
이해찬 대표 강경발언은 호남지역에서 민생당이나 무소속으로 나와 "당선된 후 민주당으로 가겠다"며 선거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 선 긋기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호남지역을 직접 거론하며 "다른 당 또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후 우리당으로 입당, 또는 복당하겠다며 선거운동을 하는 사례들이 있는데 이 경우에도 우리 당은 입당, 혹은 복당을 불허할 것"이라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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