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온라인수업 효율성 강화에 총력

2020-03-24 11:37:17 게재

태브릿PC 대여, 실시간 질의응답, 교재 배달

우울감·고립에 대비 신입생 상담 프로그램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각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기간을 연장하고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23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는 온라인 강의 기간을 2주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서울대는 "온라인을 이용한 비대면 수업 기간을 4월 12일까지 2주 연장하기로 했다"면서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이후에도 비대면 수업을 할 수 있고, 학사규정상 9주 차에 해당하는 5월 17일까지 연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광운대도 이날 온라인 강의를 2주 연장하고 강의실 수업은 내달 13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앞서 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 전부가 온라인 비대면 수업 일정을 연장했다.

서울대 자연과학대학(학장 이준호)은 최근 태블릿PC 20대를 구입했다. 학교측은 태블릿PC를 온라인 수업 접근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대여하고 있다. 당초 대여기간은 2주지만 학교측은 1학기 내내 대여해주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이 학장은 "비대면 강의를 준비하면서 학생회를 통해 강의 내용은 물론 학생 개개인의 강의 참여여건에 대한 의견도 수렴했다"면서 "일부 학생들이 휴대폰으로 수업을 들어야 해 효율성에 대한 고민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구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경기대 이미혜 교수(관광이벤트학과)는 온라인 강의지만 수업시간에 맞춰 강의실에 나온다. 이 교수는 강의실 밖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는 학생들과 유선이나 SNS를 통해 질문을 받고 상담도 하고 있다. 세종대(총장 배덕효) 구내 서점은 학교에 오지 않고 온랑인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교재 구매에 대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교재 주문 택배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교재는 교양과목은 물론 전공과목 교재 모두 가능하다.

나사렛대는 시각·청각 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위해 맞춤형 컨텐츠를 제작해 온라인 학습에 대한 부담을 낮추고 접근성을 높였다. 학교는 이를 위해 모든 수강 교과목을 장애유형별로 구분하고 청각장애 학생은 온라인 강의 내 수화동시통역을 지원하고, 시각장애 학생은 텍스트 자료 요청 시 대체자료를 제작해 제공한다. 또 지체장애와 기타 장애 학생은 온라인 강의 수강지원과 수시상담을 지원한다. 조재훈 나사렛대 교수학습지원센터장은 "각 대학에서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지만 장애학생의 부담이 높은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 대학은 앞으로도 장애학생 특성에 맞춘 콘텐츠 제공을 통해 장애학생의 온라인 학습에 대한 부담을 낮추고 학습권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온란인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한 대학들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호남대(총장 박상철)는 온라인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 교수자 워크숍'을 두차례실시했다. 워크숍에서는 전국 대학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보완하고 교수들의 강의력 향상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호남대는 또 등교 연기가 장기화되면서 혼란을 겪고 있는 신입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돕기 위해 자체 개발한 비대면 심리상담 프로그램 '호남마음콜'을 운영한다. 1차 1:1 전화상담에서 우울감 등 정신건강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학생에게는 2차 화상 상담이 제공된다. 화상 상담에서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학생은 자살예방센터나 정신건강센터 등 지역사회와 연계해서 치료가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다. 김미례 호남대 학생상담센터장은 "신입생들이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거나 학교에 대한 소속감 형성 기회가 박탈돼 심리적 고통이나 스트레스를 받을 것으로 예상돼 상담에 나섰다"고 말했다.

한편 대학들은 실험과 실습 체육 등 대면수업이 불가피한 과목에 대한 집중 보강기간을 마련하고 있다. 포스텍(총장 김무환)의 경우 1학기 종강 후 6월 29일부터 7월 24일까지 4주간 집중보강기간을 운영할 계획이다. 8월 졸업자들에게 필수적인 과목과 1학년 기초 과목이 중심이다. 포스텍 관계자는 "실험·실습 과목은 교육 효과와 안전 문제로 대면강의가 불가피하다"며 "최대한 학생들의 학습권과 안전을 모두 보장할 수 있도록 모든 과목에서 교수와 학생의 의사를 존중하면서 체계적으로 운영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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