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 2020040319

2020-04-03 11:04:48 게재
동남아시아사
소병국/책과함께/3만8000원

2017년 11월 9일 열린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포럼'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 수준을 주변 4강국(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신남방정책을 공식 천명했다.

현재 동남아시아는 전 세계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곳이다. 아세안 10개 회원국의 총 GDP는 2조8000억달러(2016년 IMF 통계치)로 세계 5위 규모다. 인구는 약 6억4000만명으로 유럽연합(EU)보다 1억명 이상 많다. 게다가 해마다 경제성장률이 5~6%에 달하고 경제의 축을 이루는 세대가 젊어(평균 29세)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이다.

과연 우리는 이런 동남아시아 국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여전히 '동남아' 하면 휴양지로만 여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들의 문화와 사회의 근간이 된 역사를 살펴보면 배워야 할 점이 많다. 동서 세계의 가운데 위치해 수많은 문명권을 맞아들이면서도 그를 창의적으로 융합해 자신들만의 고유하고 독특한 문화를 일궈냈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화와 지역화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는 21세기에 더욱 필요한 가치다.

저자는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새로운 문명을 창출해내는 방식에 깊은 관심을 기울였다. 섞이고 합치고 갈라지며 생동한 동남아시아 2000년 역사의 파노라마를 책속에 고스란히 담았다.

유럽 인문 산책
윤재웅/은행나무/1만6000원

저자는 유럽의 문화수도 역할을 했던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을 걸으며 잘 내비쳐지지 않았던 인간의 숭고함을 발견해낸다. 저자는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깊게 성찰하고 시의 세계를 탐닉하는 국문학자다. 그는 낯선 유럽 공간에서도 온몸의 감각을 깨우는 독특한 시선과 낱말들로 예술 도시들을 거닌다. 시냇물처럼 소살 거리는 이름을 가진 살리나섬에서 시의 아름다움과 시인 네루다의 흔적을 기록하고,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의 빛을 아랍문화원의 조리개에서 찾아낸다. 위대한 로마의 건축 판테온에서 석굴암의 기저를 발견하고 르 코르뷔지에의 필로티에서 한국 빌라촌의 안타까움을 고찰해낸다.

남원에서 살아보기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퍼블리터/1만5000원

지역 도시의 인구 감소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많은 지자체들이 '지역 소멸'을 이야기하면서 인구 늘리기에 모든 정책을 집중하고 있다. 모두가 떠나는 지역에 신중년 오팔 세대가 돌아와서 새로운 도전을 해본다면 어떨까. 지역도 살리고 스스로도 새로운 인생을 개척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지난해 9월 16명의 신중년이 3박 4일간 남원을 여행하며 기록한 놀거리, 일거리, 할거리, 먹을거리에 대한 이야기다. 정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공무원은 물론 이미 남원에 정착해서 삶을 개척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청소년을 위한 제주 4.3
고진숙/한겨레출판사/1만2000원

2003년 정부는 제주 4·3 사건 진상을 담은 공식 보고서를 발표하고 대규모 민간인 희생을 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인정했다. 생존 수형인들은 불법 구금, 고문 등을 통해 받은 유죄 판결에 재심을 청구했고 이들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구십대 노인이 되도록 그토록 하고 싶었던 말을 현수막에 적어 법원 앞에서 들어 보였다. 저자는 세계사 속에 대한민국, 대한민국에서도 제주, 제주에서도 애월 조천 표선 어딘가에 살았던 희생자 개인사를 통해 역사의 잔인함을 상기시키고 굽이쳐 흐르는 현대사 속에 큰 징검다리로 제주 4.3을 서술하고 있다.

애틋한 사물들
정영민/남해의봄날/1만4000원

"사물로부터 세상을 배웠다고 말하는 까닭은 사물을 만지며 지나온 시간들과 나의 불온전함 때문이다. 늘 그것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 애태우고 화냈다." 새로 나온 책 '애틋한 시간들' 프롤로그 '사물 속에서 자라다'의 일부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단추 등 여러 사물에 대해 자신의 생각, 자신과 관계 맺은 법 등을 담담히 적었다. 저자는 태어나자마자 황달로 뇌병변 장애인이 됐다. "장애는 면죄부나 연민의 대상이 아니다. 다만 거기에 장애라는 특별한 동행이 더해진 것뿐"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