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깜깜이' 구간 … 고소·고발 '진흙탕'

2020-04-09 11:23:35 게재

나경원 "이수진, 허위사실 공표"

통합당 "고민정, 관권선거 했다"

20대 총선이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는 이른바 '깜깜이' 구간에 접어든 가운데 각 지역 후보는 물론 중앙당까지 가세해 고소·고발 난타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박빙승부가 점쳐지는 지역구에서 치열하다.

◆언론노조, 안병길 "좌파노조" 주장 고발 = 서울 동작구을에 출마한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는 접전 상대인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8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임기 중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며 인사 불이익 등의 피해를 주장한 점 등에 대해서다.
자리로 돌아가는 서울 동작을 후보들 |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수진(왼쪽부터), 미래통합당 나경원, 정의당 이호영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현대HCN 서초방송에서 열린 후보자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제공


나 후보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 후보는 본인을 '사법개혁의 적임자'로 내세웠지만 법관 블랙리스트 명단에서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며 "이 후보가 공직 선거 후보자로서 명백히 허위에 해당되는 내용의 주장을 반복함에 따라 선거를 어지럽히고 유권자의 올바른 판단을 현저히 저해하는 등 중대한 위법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고발 조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동작구민들이 진실을 다 알고 있다"고 반박하는 한편 TV토론회에서는 "싸움 잘 하는 선수를 뽑는 선거가 아닌 동작을 위해 일할 일꾼을 뽑는 선거"라고 맞받았다.

통합당은 서울 광진구을에서 오세훈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고민정 민주당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고 후보가 공보물에 선거법상 선거활동이 금지된 주민자치위원의 지지발언을 실었다는 것. 오 후보는 "고 후보가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분열의 정치를 하더니 이제는 관권선거라는 구태정치의 악습을 답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 후보는 "당사자가 주민자치위원인 사실을 알려주지 않아 알 수 없었다"고 항변하며 "오 후보가 네거티브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천 연수구갑은 박찬대 민주당 후보와 정승연 통합당 후보가 서로의 발언을 문제삼아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6일 맞고소·고발한 형국이다.

인천 동·미추홀구을 선거구는 안상수 통합당 후보가 윤상현 무소속 후보 측의 '탈당계 조작'을 주장하며 검찰·선관위에 고발했다.

부산에서는 전국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가 서·동구에 출마한 안병길 미래통합당 후보를 허위사실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8일 고소·고발했다. 전 부산일보 사장인 안 후보가 이재강 민주당 후보와의 TV토론 중 자신에 대한 퇴진투쟁을 놓고 "좌파노조들이 다 집결해서 공격해댔다"고 주장한 데 대한 것이다.

◆통합당, "돈키호테" 발언 윤호중 고소 = 거대양당 지도부 간 고소전도 벌어졌다.

황교안 대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박형준 선대위원장 등 통합당 지도부는 8일 윤호중 더민주당 사무총장을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한다고 밝혔다.

앞서 윤 총장은 전날 오전 회의에서 김 위원장을 '돈키호테', 황 대표를 '애마' 박 위원장을 '시종'에 비유하며 "황교안 애마를 타고 박형준 시종을 앞에 데리고 대통령 탄핵이라는 가상의 풍차를 향해서 장창을 뽑아 든 모습"이라고 비꼬았다. 예산 100조원을 조정해야 한다는 김 위원장에 제안에 대해서는 "대학교 2학년생 리포트 수준에 불과한 대책"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정원석 통합당 대변인은 "코로나 국면 속 제1야당의 종합 대응책과 리더십을 수준 이하의 철학감성으로 왜곡 비하한 윤 총장의 수준이야말로 민주당의 돈키호테급 정치품격을 상징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윤 사무총장은 다시 페이스북에 "막말과 해학, 풍자 등 문학적 비유를 구분하지 못하는 분들"이라고 되받았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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