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소비형 태양광 설비 늘려야"

2020-04-14 11:54:13 게재

한전 경영연구원, 계통접속 지연문제 해법 제안 … 출력제한도 검토

태양광발전 계통접속 지연 문제를 해결하려면 '자가소비형' 설비 확대와 출력제한을 활발히 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3020(2030년 발전설비 비중 20%) 계획 발표 이후 태양광 설비가 급증했으나 배전선로 등이 부족해 계통접속 대기용량이 지나치게 많다.


14일 한국전력 경영연구원이 펴낸 '주요국 재생에너지 배전망 접속 원활화 방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과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자가소비형 태양광설비 보급률이 높아 배전망 접속에 큰 어려움이 없다.

자가소비형이란 생산전력을 자가소비하고, 잉여전력만 계통에 판매하는 형태를 말한다. 계통에 유입되는 전력이 전력판매형보다 적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접속을 위한 계통설비 구축 부담도 적다.

국가별 태양광설비 자가소비형 비중은 독일 74%, 미국 캘리포니아 38%로, 우리나라 22 %보다 높다.

독일은 태양광 전체 설비용량 42.3GW 중 자가소비형 태양광설비가 31.1GW에 이른다. 전기요금은 지속적으로 상승한 반면 잉여전력 판매가격은 하락했기 때문에 잉여전력 판매보다 자가소비가 경제적으로 유리하다.

2009~2011년 자가소비량에 대해 보조금을 제공했고, 2013~2018년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비를 지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는 전체 태양광 용량 18.3GW 중 자가소비형이 7.0GW에 이른다. 전기요금에 비해 잉여전력 보상금액이 낮아 자가소비형 설비 설치를 유도하고 있다. 자가소비형 보유자에게는 재생에너지 계통 접속시 발생할 수 있는 공용계통망 보강비용도 면제해준다.

반면 일본은 10kW 미만 자가소비형 태양광의 경우 가동률(95.5%)이 높지만 10kW 이상 전력판매형의 경우 배전망 접속대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일본 태양광 설비는 자가소비형 12%, 전력판매형 88% 구조다.

우리나라는 2018년말 기준 전체 태양광설비 9.4GW 중 자가소비형이 2.1GW(22%)를 기록하고 있다.

이와함께 2016년 10월 시행된 1MW 이하 소규모 재생에너지 계통접속 보장정책 이후 올 2월말까지 배전망 접속신청은 7만7298건(14GW·자가소비형 제외)에 이른다. 하지만 이중 접속건수는 5만2220건(8.1GW)으로, 아직 2만5078건(5.9GW)이 접속대기 용량으로 남아있다.

한전은 "재생에너지 접속을 위해 배전선로 332회 신설계획이 승인됐으며, 이중 118회선 시공 완료했다"며 "3월부터 배전선로 태양광발전 계통접속 허용 기준을 20% 상향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전기를 운반하는 1개 배전선로에 태양광설비를 10㎿까지 연계할 수 있었으나 이제 12㎿까지 연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독일과 일본은 태양광발전 출력제한 정책을 펴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최대용량으로 항상 발전하지 않기 때문에 일단 재생에너지를 계통에 접속하고, 계통혼잡이 발생할 경우 출력제한을 통해 수급 조절하는 방식이다. 한전 관계자는 "소규모 태양광의 배전망 접속 원활화를 위해 자가소비형 도입 확대가 필요하다"며 "계통보강이 어려운 지역에 대해서는 해외처럼 출력제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2019년 신규로 설치된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용량은 3.6GW로, 세계 1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2018년에는 14위였다.

이중 태양광 설치용량은 3.4GW로, 세계 10위 수준을 유지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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