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경제현장 보폭 넓힌다

2020-04-24 11:40:54 게재

총선 후 경제행보 확대

코로나 경제위기 극복위해

비상경제대책 이행 점검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현장 행보에 속도를 낸다. 총선이 끝나 오해를 살 여지가 없어진 만큼 문 대통령이 직접 경제현장을 찾아다니며 코로나 경제위기 극복에 전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4일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코로나 경제위기 극복"이라며 "1~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내놓은 대책들이 잘 이행되는지 문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알헤시라스'호 명명식 참석한 문 대통령 부부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3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2만4000TEU급) 명명식에 참석, 명명 세리머니를 마친 뒤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거제=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중순부터 비상경제회의를 가동해왔다. 문 대통령은 5차례 비상경제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기업구호 긴급자금 100조원 지원 △ 긴급재난지원금 도입 △무역금융 36조원 지원 △40조원 규모 기간산업안정기금 조성 △10조원 규모 일자리 정책 패키지 등을 내놓은 바 있다.

앞으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비상경제회의를 이어받아 '경제중앙대책본부'를 지휘하게 된다. 문 대통령은 경제 현장을 찾아 코로나 경제위기 극복에 나선 경제인들을 격려하고 정부 대책의 이행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총선 이전에도 외부일정을 소화했지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 '임시정부수립 기념식' 등 대통령이 꼭 참석해야 하는 행사로 한정해왔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는 구미산업단지,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을 개발하는 파스퇴르연구소를 방문했지만 별도의 식사자리를 마련하지 않는 등 신경을 썼었다. 총선을 앞두고 문 대통령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한다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서였다.

이제 4.15 총선을 무사히 치르고, 또 선거에서 국민들이 정부여당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준 만큼 문 대통령도 보다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문 대통령은 23일 경남 거제도 대우조선해양을 방문해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에 참석했다. 전날 비상경제회의에서 기간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방침을 밝힌데 이어 우리나라의 주요 기간산업인 조선·해운 현장을 직접 찾아 힘을 실어준 것. 알헤시라스호는 갑판 넓이가 축구장의 4배에 달하고 컨테이너 2만3964개를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으로 HMM(구 현대상선)이 발주하고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선박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세계 각국의 '대봉쇄'로 인한 글로벌 화물 수요의 급격한 감소로 우리 해운과 경제에도 큰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해 반드시 헤쳐나가겠다"며 "해운업계가 닥쳐오는 파고를 넘을 수 있도록 정부는 기업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긴급수혈'과 함께 '체질 개선'으로 우리 해운의 장기적 비전을 마련할 것"이라며 "세계 5위 해운강국 도약을 목표로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강도 높게 추진해 다시는 부침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조만간 노사상생과 일자리 현장을 방문하는 등 경제현장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구본홍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