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억대 연봉 마다하고 창업한 황동익 '1인.용 피자' 대표

"좋아하는 피자, 착한창업이면 더 좋잖아요"

2020-06-24 12:09:23 게재

미국 유명요리스쿨·호텔 쉐프 거처 도미노서 잔뼈

가치있게 돈 버는 게 목표 … "기만적 가맹홍보 안해"

'1인 운영 매장에서 1인용 피자를 판다'

문 연지 석달 만에 수원시 영통구 광교에서 '테이크아웃 3대장' 중 하나로 불리는 '1인.용 피자'.

이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 이름은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창업은 가볍게(1인), 소비자 선택의 폭은 넓게(1인용 피자)하겠단 얘기다.

그만큼 영업 스타일이나 추구하는 목적이 기존 피자 프랜차이즈와 많이 다르다.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와 벤처나 다름없는 '1인.용 피자'를 차린 황동익(사진) 대표. 그의 '착한창업' 신념이 반영됐다.

황 대표는 "가족끼리 먹다가 남은 피자가 버려지는 걸 보고 1인용 피자를 착안했다"면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과 실직자들에게 힘을 주고 싶어 1인 운영 매장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장, 20호 가맹 매장까지 700만원 정도 하는 가맹비를 받지 않는다.

그는 세계 3대 요리스쿨인 미국 CIA를 나온 정통 쉐프다. 미국 유명호텔 1급 요리사로도 일했다. 1인.용 피자 가맹사업을 하기 전까진 도미도피자에서 R&D(연구·개발) 팀장을 맡았다. 도미도피자에선 8년을 일했다. 치즈케이크샌드 피자, 씨푸드퐁듀 피자 등 히트상품을 만들었다.

황 대표는 "모든 사람이 좋아하고 스스로도 원하는 일을 하라는 대학시절 은사 조언을 지금껏 새기고 있다"면서 "1인용 피자사업이 가치있게 돈버는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억대 연봉을 마다하고 올 2월 창업전선에 뛰어든 이유다.

현재 직영점 3곳을 운영한 결과는 고무적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24㎡(7~8평) 가게에서 혼자 일할 경우 하루 35만원 이상만 팔면 본인 인건비를 제외하고 300만원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다. 임대료 등 초기 자본은 7000만원 안팎. 감가상각비 포함 손익분기점은 월 매출 1000만원 이상일 때다. 판매방식은 배달과 테이크아웃이다.

황 대표는 "기존 프랜차이즈 본사의 경우 가장 잘되는 매장 기준으로 수익을 홍보하기 일쑤"라며 "이런 기만적인 가맹점 홍보는 절대 하지 않겠다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가맹 문의가 많이 오고 있는데 대부분 40~50대 퇴직자들"이라며 "개인적으론 20~30대 청년층들이 많이 도전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로 가장 힘든 시기로 지목받는 올 하반기 되레 1인.용피자 가맹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가맹점은 50개, 내년엔 100개가 목표다.

황 대표는 "한판을 여러명이 나눠먹는 시대는 갔다"고 확신한다.

코로나19로 더 빨라졌을 뿐 이제 세상은 1인 혹은 1인가구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는 "생계를 고민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시기, 예비 창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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