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피해 우려되는 태풍 '바비'

2020-08-24 11:11:53 게재

역대 5위급 '링링'과 유사

한반도 강한 영향권 들어

비보다 큰 강풍 피해 우려

"태풍 ‘바비’ 27일 오전 서해 통과" 에서 이어짐

제 8호 태풍 '바비(Bavi)'는 24일 오후 9시부터 중형으로 발달하고, 강도 역시 26일 오전 9시 '매우 강'에 달했다가 27일 오전 9시 '강'이 될 전망이다. 태풍의 강도는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10분 평균)에 따라 5단계로 분류한다. 매우 강은 시속 158~195km 수준으로 사람이 날아갈 정도의 강풍이 불 수 있다는 의미다. 강은 열차가 탈선할 정도의 강풍이다. 중은 지붕이 날아갈 수 있을 정도의 바람이 강하게 분다는 뜻이다.

24일 기상청은 "태풍 바비의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바람이 매우 약하고 우리나라 남쪽 해상의 해수면온도가 30℃ 내외(평년 대비 1~2℃ 높음)로 매우 높다"며 "바비가 느린 이동 속도로 고수온 해역을 통과하면서 세력이 급격하게 강해질(26일 예상 중심기압 945hPa)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는 태풍의 위험반원인 오른편에 들게 되어 바비의 영향을 강하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26일 오후 제주도 인근 지나 = 태풍 바비가 한반도에 들어오는 26일 밤부터 27일 사이 제주도와 전라 해안을 중심으로 매우 강한 바람(최대 순간풍속 시속 144∼216km)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그 밖의 서쪽 지역과 남해안에서도 강한 바람(최대 순간풍속 시속 126km)이 불 수 있다. 다만 24∼25일 북상 중 중국 북부에서 우리나라 북쪽으로 이동하는 고기압이 북진을 가로막으면 이동속도가 느려지는 등 경로와 강도의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앞으로 태풍 바비의 세력이 매우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태풍 우측의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 영향과 북서쪽에서 접근하는 건조공기 세력의 상대적인 크기가 유동적인 상황"이라며 "태풍의 이동경로가 다소 서쪽으로 치우치는 등 변동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비는 24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26일 남부지방, 27일 새벽 전국으로 확대돼 28일 오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집중강수 예상 시기는 26일 밤에서 27일 사이다. 태풍의 이동경로에 가깝고 지형의 효과를 가장 많이 받는 제주도와 지리산 부근은 최대 300mm 이상(제주 산지 500mm 이상), 전라도에는 최대 150mm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리고 그 밖의 전국은 30∼100mm의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해상은 24일 제주도 남쪽 먼바다를 시작으로 25∼27일 남해상과 서해상을 중심으로 매우 높은 물결이 일고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겠다. 특히 서해상은 최대 8m 이상의 매우 높은 물결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물결이 방파제를 넘을 수 있으니 해안도로 및 해안가 저지대에서는 침수 피해를 보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남·북 공유하천 홍수대응에도 노력" = 이번 태풍 바비는 역대 5위급 강풍을 동반한 제 13호 태풍 '링링'과 유사한 진로를 보이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태다.

링링은 2019년 9월 6∼8일 우리나라 서해안을 따라 북상했다. 2019년 9월 7일 0시 기준 중심기압 950hPa, 최대풍속 시속 154.8km, 강풍반경 390km의 강한 태풍이었다. 최대 누적 강수량은 제주도 윗세오름 419.0mm, 최대순간풍속은 흑산도 초속 54.4미터에 달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당시 링링으로 인해 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또한 15개 시·도 시·군·구 125곳에서 334억원 규모의 시설피해가 발생했다.

한편 환경부는 23일 한강홍수통제소 상황실에서 긴급점검회의를 열었다. 환경부는 "바비 북상에 대비해 23일 현재 20개 다목적댐에서 38억7000만톤의 홍수조절용량을 확보하고 강우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댐의 저수량을 조절 중"이라며 "바비가 북한지역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임진강 등 접경지역에 위치한 남·북 공유하천의 홍수대응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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