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아직은 바닥이지만 야권주자도 도약 준비 '끝'

2020-09-21 12:27:42 게재

유승민, 추석 뒤 여의도 복귀

원희룡, 국정 능력 부각 집중

한국갤럽 조사(8∼10일, 1002명 조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야권 대선주자들은 바닥권이다. 제1야당 국민의힘 밖에 머무는 윤석열(3%) 홍준표(3%) 안철수(3%) 정도가 그나마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을 뿐 국민의힘 안에서 뛰는 주자들은 순위권에 끼지도 못했다.

하지만 비관보다 낙관적인 전망이 많다. 국민의힘 영남권 재선의원은 21일 "어차피 내년에 대선전이 본격화되면 (야권주자들도) 지지율이 뜨기 시작할테고, 국민의힘 공천만 받으면 누가됐든 민주당 후보에 육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낙관적 전망 속에 야권주자들도 일대도약을 위한 준비에 바쁜 모습이다.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기사가 우선 눈에 띈다.

2017년 대선에서 6.76%를 얻어 잠재력을 입증했던 유승민 전 의원은 오랜 침묵을 깨고 추석 뒤 여의도로 복귀한다. 4.15 총선을 앞두고 보수통합을 '결단'했던 유 전 의원은 지원유세에 힘 쏟다가 총선 뒤 잠행에 들어갔다.

측근의원은 20일 "국회 앞에 사무실을 얻었고, 추석 뒤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며 "국민에게 대한민국이 직면한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회 앞 사무실은 대선 캠프역할을 하게 되지만, 현역의원은 참여하지 않는다고 한다. 2007년 친이-친박 대결을 재연하면 본선 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유 전 의원의 개혁 철학에 공감하는 당내의원은 20∼3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제기된 건강 문제와 관련, 측근의원은 "현재 정상이다. 문제가 안된다"고 답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국회의원 3선과 도지사 재선으로 쌓은 국정 능력을 부각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20일 SNS를 통해 '복지의 원리'란 책을 추천했다.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담은 내용이라며, 자신이 구상한 국정방향을 시사했다. 여권 유력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차기대선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기본소득을 주제로 토론을 벌이기도했다. 정부·여당의 '통신비 2만원 지원'에 맞서 '전 국민 무료 독감예방접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원 지사는 일찌감치 여의도에 캠프를 차렸다. 이태용 전 여의도연구원 부원장과 최홍재 전 청와대 행정관이 주축이다. 이기재 전 청와대 행정관이 이끄는 코리아비전포럼도 조직확장에 열심이다. 영남권을 중심으로 현역의원 10∼20여명이 '원희룡 지지'로 공감대를 모으는 중이다.

홍준표 전 대표는 복당이 제1과제다. 최근 권성동 의원의 복당이 이뤄졌지만 홍 전 대표는 아직 감감무소속이다. 내년 4월까지인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임기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홍 전 대표는 2017년 대선 2위라는 전력이 경쟁력이다. TK 지역구도 강점으로 꼽힌다.

당내에서는 여당후보가 누가 될지에 따라 '맞춤형 후보'가 더 경쟁력 있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판사· TK출신인 주호영 원내대표나 김기현 의원 이름이 거론되는 대목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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